# ‘6차 산업화법’ 제정

- 1·2·3차 융복합 시스템 시행
- 정부, 상품 판로 확대 상담·지원
- 영세 어업인 소득 증대 이바지

# 수산물 소비 촉진·수출 확대

- ‘패스트 피시’ 인증 사업 실시
- 먹기 쉽고 깔끔한 간편식 개발
- 해외어업 규제 완화 노력도

수산대국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어획량 감소와 수산물 소비 감소를 겪고 있다. 일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산물 소비 촉진과 수출 확대, 영세업체 지원 등의 다양한 정책을 이어 오고 있다.

	일본 최대 규모인 츠키지어시장은 소매시장 건물을 별도로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반면 국내 최대 규모인 부산공동어시장에는 최근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관광 및 소매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수환 기자

■ 수산물 생산·소비 감소에 울상

일본의 지난해 연근해 총 어획량은 오징어 어획량의 감소, 기상악화 등으로 2015년보다 9.4% 감소한 321만6800ｔ으로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림수산성 식품수급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식용어패류 소비량은 24.6㎏로 소비량이 가장 많았던 2001년의 40.2㎏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 육류 소비는 2011년 어패류 소비량을 넘어 지난해에는 31.6㎏을 기록,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관련업계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내각은 농림수산성 산하의 수산청이 새롭게 작성한 ‘수산기본계획’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어업경영체 육성, 어류·패류 양식업 등에 대해 기업의 참여 촉진, 앙적 관리 등에 의한 수산자원 관리의 지속적 추진, 해외어업에 대한 규제 완화, 수산물 유통기구의 개혁 등을 담고 있다. 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일본 최대 수산시장인 츠키지 어시장을 도쿄만 건너의 ‘토요수’ 인공섬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등 하드웨어적으로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 한국보다 앞선 일본 수산정책

	대일본수산회 임직원들. 왼쪽부터 어식보급추진센터 카와고에 테츠로 센터장, 수산행정부 히라이 카츠노리 부장 대행, 수출확대협의회 미츠토미 키이치로 사무국 차장.

일본의 수산물 소비 촉진 정책들은 우리나라가 꾸준히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질과 양, 그리고 민간과의 협력 등이 항상 우리보다 앞선다.

한국수산회가 벤치마킹한 대일본수산회는 1882년에 설립, 현재 400개가 넘는 수산관련 협회와 기업들이 가입해 농림수산성의 정책에 발맞춰 소비 확대, 수출 증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일본수산회 수산행정부 히라이 카츠노리 부장 대행은 “소비 감소에 대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비린내와 조리시간, 쓰레기 발생 등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2012년부터 농림수산성이 주도해 ‘Fast Fish’ 인증 사업을 실시해 3500여 개의 제품이 인증을 받아 판매되고 있다”며 “어린이와 고령자도 편리하게 먹을 수 있고, 조리와 함께 먹은 후에도 처리가 부담 없는 수산식품을 만들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일본수산회 어식보급추진센터 카와고에 테츠로 센터장은 “어업인, 유통업자, 식품제조업자, 교육관계자, 행정 등 수산관련 관계자들이 수산물 소비 확대라는 공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별 활동을 연계한 ‘수산물 나라의 행복 프로젝트’를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다”며 “초등학생 수산물 세미나, 부모와 함께하는 수산물 요리교실 등의 수산물 소비 문화 확대 운동과 ‘수산물 선호 및 트렌드’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일본수산회 수산물·수산가공품 수출확대협의회 미츠토미 키이치로 사무국 차장은 “주요 수산물 수출 품목은 가리비, 고등어, 방어, 참치류 등인데 올해 상반기 수산물 수출 금액은 1328억 엔(액 1조361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며 “2019년까지 3500억 엔(3조5875억 원)을 목표로 베트남, 중국, 싱가폴,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일본 수산물의 홍보와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일본수산회 수산행정부 히라이 카츠노리 부장 대행은 “어업인이 잡는 생선과 소비자가 먹고 싶은 생선이 잘 매칭되지 않는 현실의 격차를 줄이려는 사업과 현재 유통단계에서 소비자들이 수산물 의 설명을 알기 어려워 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업인 성장 돕는 ‘6차 산업’

일본은 농림어업의 1차(생산), 2차(가공), 3차(유통·판매)를 모두 일체화된 산업으로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지역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농림어업 6차 산업화 법률’을 2010년 공포하고 2011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 2, 3차의 숫자를 모두 곱한 것처럼 각 산업을 연계·융복합하는 것으로 일본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단어이다.

예를 들어 어업인과 가공업자 또는 유통업자가 공동으로 ‘종합화 사업’을 계획하면 정부가 전문가 파견, 신상품 기획, 판로 확대, 대출 확대 등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 금액은 정부와 대기업, 지역 은행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조성한 ‘농림어업성장산업화 펀드’이다. 신청 후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자들의 70% 이상이 매출이 증가했고 평균 매출은 신청 1년 후 17%, 2년 후 33%, 4년 후 41%가 각각 증가해 2016년 말 기준 정부의 승인은 2200건을 넘었다.

농림수산성 식품산업국 산업협력과 코바야시 키요푸미 과장 보좌는 “6차 산업의 종합화 사업 정책과 펀드를 통해 각 지역의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과도 아주 크다”며 “이후 정부의 ‘일본재흥전략’ 등의 계획이 꾸준히 개정되고 6차 산업화 정책 지원 등이 강화돼 농림어업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