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는 껍질, 고기, 내장 등에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맹독 성분을 지니고 있다. 이 독은 자신을 위협하는 포식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전 세계 120~130 종의 모든 복어가 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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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복어가 몸을 부풀리자 옆으로 누워있던 가시들이 꼿꼿하게 곧추섰다. |
독이 없는 복어 중 특이한 외양을 가진 것이 있다. 가시복어다. 아열대성으로 우리나라 제주도 연안에서 발견되는 가시복어는 독 대신 몸에 강하고 긴 가시를 가지고 있다가 포식자로부터 쫓기게 되면 다른 복어와 마찬가지로 몸을 부풀린다. 이때 옆으로 누워 있던 가시들이 몸이 팽창되면서 꼿꼿하게 곧추선다. 이쯤 되면 가시복을 쫓던 포식자가 놀랄 수밖에 없다. 몸이 부풀어 커진 데다 가시까지 돋아 있으니 한입에 삼킬 수도, 물어뜯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가시복은 튼튼한 이를 갖고 있어 포식자의 기가 꺾이면 바로 반격에 나서기도 한다.
그런데 제주도 현지의 한 다이버로부터 꼬리 부분이 잘려나간 가시복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기 방어에 천부적인 가시복이라도 꼬리 부분에는 가시가 없기에 뒤에서 덤벼드는 포식자에게는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던 가시복이 가시를 곧추세우며 몸을 돌리는 이유도 방어에 약한 꼬리 부분을 숨기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일 텐데 가시복의 약점을 알고 뒤에서 공격하는 어류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가시복은 전 세계 해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고기에 독이 없어 식용이 가능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