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기업 연구개발 협의체 활약
- 이전받은 플라즈마 기술 적용
- 축산폐수처리장치 매출 본격화
- 수질 자동측정 센서 개발 매진
- 베트남 기업에 OEM 등 추진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가 생활 오수 처리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부산과학기술평가원(BISTEP)에서 운영하는 연구개발 협의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호승기업 양승진(42) 부사장은 올해 부친 양호찬(69) 대표로부터 경영권 전반을 물려받으며 조선기자재 부문에서 벗어나 친환경 오수처리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기업과의 협업으로 환경부문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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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명례산단 소재 호승기업 작업자들이 선박 기관실에 들어갈 부품들을 만들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작은 조선소' 활기
호승기업은 1989년 설립된 조선기자재 업체다. 하지만 공정은 하나의 '작은 조선소'를 방불케 한다. 10일 찾은 이 공장에는 대략 30명의 작업자들이 각자의 공정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정별 소사장들로, 호승기업과 별도로 계약을 맺어 용접 등 맡은 공정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개별 부품만을 만드는 조선기자재 공장보다 분위기가 활기차다.
공장의 활기는 호승기업 사업 부문이 선박 기관실을 통째로 만들기 때문이다. 엔진을 제외하고 보일러와 선박 오수 처리시스템 등을 만드는 것이다. 4~5명의 소사장들이 한 개팀을 팀을 구성해 각 공정을 마치면, 이를 조립해 조선소로 납품하는 구조다. 선박별로 크기 등 각기 다른 보일러와 오수처리시스템을 맞춤형으로 공급한다.
공장에는 품질 향상을 위한 호승기업 만의 제조 장비들이 가득하다. 양 부사장은 "플라즈마 커팅기와 파이프 커팅 머신 등은 품질 향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장비다"고 설명했다.
■환경사업은 '미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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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진 부사장 |
양 부사장은 2011년부터 시작된 조선산업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오수 처리 장치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선박용 오수처리시스템을 육상으로 고스란히 옮기는 것이다. 3년 간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우선 개발한 장비는 축산 폐수 처리 장치다. 이달 초 전북 익산의 한 농가에 첫 수주를 마쳤으며, 올해 4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재편기업 승인을 받았다. 산업재편기업 승인을 받은 기업은 전국 50개에 불과하다.
호승기업은 정부기관으로부터 이전받은 플라즈마 기술을 오수처리장치에 적용하면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오수처리장치 기술은 전기분해 플라즈마 미생물 화학약품 분리막 등을 이용하는데, 호승기업의 오수처리장치 기술은 이들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양 부사장은 "오염물질이 지닌 분자구조 중 미생물이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을 플라즈마 기술로 분해해 미생물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 과정에서 플라즈마 기술은 물론 분리막 화학약품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폐수처리장치는 물론 생활오수 처리장치와 유수분리장치 등 호승기업이 진출하는 부문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일본의 바이오가스 플랜트에 수처리장비 수주를 준비 중이며,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기술은 축산폐수처리장치를 개선한 것으로, 일본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불황에 빠진 조선산업에서 벗어나 신산업 부문에 진출하면서 장래도 기대된다. 양 부사장은 "조선기자재보다 오수처리장치의 이익률이 10배 이상으로 매우 높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환경부문 사업군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네트워크 본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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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승기업이 제조한 선박용 보일러. |
양 부사장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비스텝 연구개발 협의체 운영 위원장을 맡았다. 양 부사장은 현재 오수처리장치를 위한 센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수질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며,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센서기술에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은 물론 인공지능(AI)까지 접목할 수 있어 경쟁력 확보에 꼭 필요하다. 양 부사장은 이들 기술이 적용된 센서 개발 시점을 2~3년으로 보고 있다.
국내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네트워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양 부사장은 비스텝 협의체를 통해 이미 국내 축산폐수처리장치 개발 업체와 손을 잡았다. 호승기업이 상위 기술력을 보유했으므로 축산폐수처리장치 개발 업체의 영업력을 이용해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는 베트남 지사를 설립해 해외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지 환경 관련 기업을 발굴해 제조를 맡기는 방식으로, 생산단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호승기업은 오수처리장치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과 유럽의 터키를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양 부사장은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지역 기업간 협업이 아주 중요하다"며 "100억 원 이상 규모의 연구개발을 이들과 함께 진행하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