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추업체 발주 취소 가능성 우려
올해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조선업계가 업황의 추가 개선이 기대되는 하반기를 앞두고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해양플랜트 발주 지연 등을 불러오는 유가 하락은 지난 15일 미국의 금리 인상 단행 이후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 조선업뿐 아니라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동남권 경제를 둘러싼 '저유가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하 7월 인도분 종가 기준)은 전 거래일(44.20달러)보다 2.19% 하락한 배럴당 43.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6일(43.03달러)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중 최고치(지난 2월 23일 54.45달러)와 비교하면 20.6%나 떨어졌다. 북해 브렌트유의 이날 가격도 배럴당 46.02달러로 지난해 11월 14일(44.43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5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전환된 것은 지난달 이뤄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 감산 합의' 연장에도 리비아 등 일부 비회원국과 미국 셰일오일 업계 등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증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주 이뤄진 미국의 금리 인상 후폭풍도 유가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급락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금융투자사인 '메릴린치'는 이날 "지금보다 30% 더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인 30달러대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국내 조선업 등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저유가에 따른 수익 악화 등을 이유로 시추업체들이 발주 및 계약 취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NK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이 저유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적정 마지노선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이다. 정유업계도 정제마진(제품값과 재룟값 차이에서 얻는 수익)이 줄거나 재고평가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 탓에 현대중공업(-0.29%) 삼성중공업(-2.67%) 세진중공업(-2.56%) 미창석유공업(-0.68%) 극동유화(-1.49%) 등 동남권 주요 조선·정유업체의 주가는 이날 곤두박질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