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하반기 카카오뱅크 가세 땐 금융권 지각변동 가속 불보듯
- 기존은행 "변하지 않으면 도태"…비대면 새 상품 잇따라 선보여
- 저축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
- 전체 거래 80% 모바일로 이뤄져
- 점포·직원·ATM기기 계속 급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등장으로 금융전쟁의 막이 올랐다. 시중 은행들은 케이뱅크에 맞서 비대면 채널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조직 정비에 나서는 등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 하반기 문을 여는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하면 금융권 변화의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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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9층에 설치된 부산은행 디지털 셀프뱅크에서 직원들이 시연해보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
■"케이뱅크 막아라"…연 2%대 상품 잇달아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출범을 기점으로 시중 은행들은 최근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연 2%대의 특판 예·적금 상품 판매를 선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직장인 월복리적금'으로 최대 연 2.24%를, 우리은행의 '슈퍼패키지 2 적금'은 최대 연 2.2%를 제공한다. 제로금리 대출도 나왔다. KEB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의 10%(최대 200만 원)까지 금리 없이 사용 가능한 마이너스통장을 선보이며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대출에 대응하고 나섰다.
중금리 등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저축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간판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보다 최저금리를 1%포인트 낮춘 금리 5.9%의 'SBI중금리 바빌론'을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최저 연 5.99%인 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 상품인 '그날 대출'을 내놨다. 그날 대출은 모바일이나 PC로 20분 만에 대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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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의 '슈퍼패키지 2 적금'. 우리은행 제공 |
케이뱅크에서 아직 선보이지 않은 상품을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은행 방문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은행도 지난해 모바일 아파트담보대출인 '썸뱅크 금리상한 모기지론'을 출시했다. 썸뱅크 금리상한 모기지론은 기존 아파트 담보대출 신청고객이 최종 대출 실행까지 은행 영업점을 3회 이상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증권사들은 비대면 거래의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추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비대면 신규 고객에게 축하금 최대 5만 원을 지급하고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삼성증권도 최초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 3만 원의 지원금과 3년간의 수수료를 면제한다.
■은행 점포 사라지고 은행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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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I저축은행의 'SBI중금리 바빌론'. SBI저축은행 제공 |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와 은행원 숫자도 해마다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전년 대비 175곳이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2년 이래 최대의 감소 폭이다. 또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 등 자동화기기 수는 4만8474대로 전년 대비 2641대 감소했다.
은행원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과 모바일로 이뤄지는 비대면거래는 전체 은행 거래의 80%를 넘는다. 이에 따라 은행 점포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80여 개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국민, 하나, 신한 등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500여 개의 점포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11만4775명(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말보다 2248명 줄어든 수치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희망퇴직, 감원을 고려하면 은행권 감원 규모가 5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은행 임직원의 수는 10만 명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으로 영업점과 인력을 줄이고 있다"며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가 다양화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최근 20∼50대 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가 전망되는 직업군(복수응답)으로는 제조업(63.7%)에 이어 은행원(41.2%)이 2위를 차지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