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8% "대책없이 수용" 답변
중소 하도급 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갑질'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4월 말까지 '하도급 거래 부당 단가결정 애로조사'를 실시한 결과 납품단가 협상이 여전히 대기업 위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대상 업체의 14.3%는 부당한 납품단가 결정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62.8%는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의 '부당 단가결정 경험' 비율이 19.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5.9%), 자동차 (13.3%) 등의 순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조선업의 경우 노무비가 원가 구성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확한 납품단가 산정이 어려운 데다 업황 불황이 수년간 계속돼 해당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시한 피해 사례를 보면 선박부품 제조업체 A사는 단가 협상을 할 때 대기업 구매 담당자로부터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받고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계약조건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할 수 없고, 결국 대기업이 요구하는 대로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명이다.
대기업이 단가를 부당하게 결정하는 이유는 과도한 가격경쟁이 5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불황(14.0%), 업계관행(11.6%) 순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인하하기보다 공정한 방법을 통해 협력업체와 함께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