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통화량이 많아 직원 연결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문을 연 3일 오후 8시30분. 스마트폰 앱으로 케이뱅크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휴대전화 본인인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맞는 정보를 입력했는데도 번번이 오류라며 고객센터에 문의하라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10여 분을 기다린 끝에 고객센터 직원과 통화가 됐습니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이후 가입자가 폭주하면서 인증 업체의 서버가 다운됐습니다. 현재 복구했는데도 여전히 가입자가 몰려 서버가 불안정한 탓에 오류가 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대신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문전성시(門前成市)'입니다. 케이뱅크는 출범 첫 날 오후 6시 30분께 가입자수 2만 명을 돌파한 뒤 4일 오후 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날 오픈식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먼저 "'혼뱅'의 시대를 열겠다"는 케이뱅크 관계자의 말입니다. 혼자서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뜻의 '혼뱅'. 케이뱅크는 스마트폰과 신분증만 있다면 계좌를 만들고 예·적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지문 인증만으로 대출도 할 수 있습니다. 영업시간 따로 없이 24시간 365일 '편의점'처럼 운영되는 은행에서 간밤에도 수많은 '혼뱅족'이 탄생했겠지요. 이는 '혼밥' '혼술'같은 트렌드와 맞물려 케이뱅크를 단순한 은행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여기게끔 하는 수식어였습니다.

또 다른 것은 오픈식에 참석한 국회의원 5인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바른정당 이진복·김용태, 자유한국당 김한표,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 4당을 대표해 모인 이들의 공통점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을 심의하는 상임위입니다. 현재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자본 소유 지분율을 4% 이상 가질 수 없게 돼 있습니다. KT가 중심이 된 케이뱅크는 이 4% 지분제한이 풀려 더 많은 출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죠. 국회에서는 대주주 사금고화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초대된 의원들이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아 보였습니다. 김한표 의원은 "국회의원들 (연단에서 발언하도록)세우는 거 보면 관련 법을 제대로 통과시켜서 멋있게 출발하게 해주지하는 원망의 의미도 들어있나 싶다"며 머쓱해 했습니다. 이어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바람 섞인 농담으로 좌중을 웃겼습니다. "4당이 다 모였으니 이 자리에서 딱 의결을 하면 좋겠는데…."

5일에는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본인가를 받고 6월 오픈할 예정입니다. '혼뱅의 시대'는 올까요.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을 어떻게 처리하게 될까요.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