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빠른 확산세를 보이면서 국내산 소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위축된 한우 농가의 시름이 더 깊어졌다.

	구제역 여파로 육우 소비심리가 수입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수입산 소고기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충북 보은에서 지난 5일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국내산 소고기의 매출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5~9일 국내산 소고기 매출이 전주 대비 19.6% 감소했다. 반면에 수입산 소고기 매출은 12.0% 증가했다.

　GS슈퍼마켓에서는 지난 5~9일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산 소고기 매출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수입산 소고기 매출은 5.3% 늘었다.

　구제역이 걸린 가축은 유통되지 않고, 또 익혀 먹으면 안전하지만 막연한 불안감에 수입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오르면 소비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구제역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전국 86곳 가축시장이 잠정폐쇄되면서 한우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한우 등심(1㎏) 평균 소비자가격은 전날보다 2085원 오른 7만8017원으로 책정됐다.

　이 가격은 다음 날에도 277원 올라 7만8294원이 됐다.

　구제역 확산세가 계속되면 소고기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소고기 비축분이 남아 바로 가격이 오르진 않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