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국내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회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이로써 '청와대 게이트' 발발 이후 정경유착의 연결 고리로 지목돼 온 전경련은 이미 탈퇴 의사를 구두로 밝힌 삼성 및 SK그룹의 후속 작업과 맞물려 조직 쇄신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그룹은 올해 안에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키로 하고 최근 이 같은 방침을 해당 단체에 공식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는 내년부터 전경련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회비도 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 6일 국회 청문회 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이 국조특위 위원들에게 답변하는 형식을 빌어 "탈퇴하겠다"고 말한 적은 있다. 하지만 해당 방침을 전경련에 공식 통보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청문회에서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거수 방식으로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가 일부 위원의 '탈퇴하라'는 압박에 "네"라고 답하는 등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이번 결정으로 전경련 해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삼성과 SK가 회원 탈퇴를 놓고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인 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른 회원사들의 연쇄 탈퇴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그룹의 탈퇴 선언 직후 KT도 전경련에 같은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전경련의 전체 회비(지난해 기준 492억 원) 중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이 탈퇴하고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전경련의 존속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실제로 삼성과 SK는 전경련과 연관된 사업에서 손을 떼는 작업에 들어갔고, 구두로 '내년 2월 회비 납부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은 사업 정산작업을 마무리한 뒤 '최종 탈퇴'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