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승리하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10배의 충격이 올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그의 승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검은 수요일'로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이변에 시장이 패닉에 빠진 모습은 '제2의 브렉시트'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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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9일 코스피는 45포인트 하락한 1958.38으로 마감했다.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의 시황판.연합뉴스 |
9일 오전 트럼프 후보가 우세하다는 중간 개표 결과가 전해지자 아시아 증시는 곧바로 일제히 폭락했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00포인트(2.25%) 급락한 1958.38에 장을 마쳤다. 1950선까지 내려간 것은 지난 7월 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트럼프가 주요 경합지에서 승기를 잡은 오전 11시부터 추락하기 시작해 장중 한때 1930선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하는 등 '트럼프 쇼크'에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24.45포인트(3.92%) 떨어진 599.7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2월 10일 이후 1년 9개월 만에 590선으로 내려앉았다. 낙폭 자체는 브렉시트(코스피 3.09%, 코스닥 4.76%) 때보다 크지 않았지만, 브렉시트 당시 충격이 장기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쇼크의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전날보다 5.36%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95% 빠졌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 하락 폭이 작았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62% 내렸다.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5원 뛰어오른 달러당 1149.5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 데 이어 오후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