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롯데 상장, M&A 급하지만
- 검찰 수사 계속, 순풍 장담 못해
법원이 롯데그룹 신동빈(61)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9일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로 제동이 걸린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과 신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중장기 사업들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신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새벽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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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흐트러진 조직을 재정비한 뒤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호텔롯데 상장(IPO) 재추진 ▷대형 인수합병(M&A) 및 투자 재개 ▷신규 면세점 특허권 탈환 등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1월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고도 6월 검찰 수사의 본격화로 잠정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그간 신 회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지배를 받는 불안정한 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IPO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93.8%나 보유했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등으로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곳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1조7000억 원 넘게 증발한 데다 그룹의 신용등급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 회장은 호텔롯데 IPO 작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원(신동빈 회장) 롯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인 IPO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회장의 불투명한 거취로 2017년 계획을 사실상 수립하지 못한 투자 활동도 재개된다. 당장 인도네시아 쇼핑몰 인수와 베트남 복합단지 건설 등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들 사업은 검찰 수사 이후 사업 당사자들과의 협상이 중단돼 무산 위기까지 거론됐다. 한국 롯데그룹의 연평균 투자액은 7조 원 안팎이다.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조성 등 롯데가 추진 중인 부산 관련 사업도 '오너 리스크' 개선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자료에서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면세점·호텔·화학 관련 M&A 등 신 회장이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중장기 과제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롯데가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그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