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등어보다 상품성 떨어져
- 대형선망·어시장 관계자 '울상'

국내 바다에 난류성 망치고등어가 대거 출몰해 온난화의 여파가 국내 조업 고등어의 어종까지 바꾸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희미하게 점무늬가 있는 망치고등어(왼쪽)와 참고등어의 모습.

27일 오전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 최근 하루 평균 5만~6만 상자(상자당 18㎏)의 고등어 물량이 쏟아져 지난 봄 여름 고등어 가뭄이 해소됐지만,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은 "예년만 못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거래된 고등어 평균 가격은 2만2000원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단가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최근 조업이 늘어난 망치고등어 때문이다. 망치고등어는 대만,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난류성 어종이다. 하지만 최근 수온 상승으로 보통 서해에서 주로 나던 망치고등어가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잡히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올해 1~9월 중순(6024t) 망치고등어 표본 확인 숫자는 지난해(1540t) 대비 400% 증가했다.

망치고등어는 몸체에 희미한 점무늬가 있어서 '점고등어'라고 불리지만, 육질이 단단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져 '생선 기름용으로밖에 못 쓴다'고 해 '기름고등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특히 요즘처럼 수산물 소비가 둔화해 위판된 고등어 상당수가 바로 소비지로 가지 못하고 냉동창고에 보관될 경우 망치고등어는 환영받지 못한다. 냉동 보관 때 육질이 흐물흐물해지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참고등어(상자당 3만~4만 원)와 망치고등어(1만~1만5000원) 경매 단가도 2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어시장 관계자는 "6월 한철 많이 풀리던 망치 고등어가 현재 대거 나타났다"며 "작은 사료용 참고등어가 많이 잡혀 가격이 안 나오는데, 망치고등어까지 섞여버리는 바람에 전체 판매단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노르웨이 수입 참고등어가 크기를 다양화해 국내 시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망치고등어의 대거 출몰은 대형선망어업의 상품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