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내렸는데도 이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내린 카드사는 사실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권 대출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 업계 카드사 7곳(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 중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를 내린 곳은 KB국민 현대 롯데 등 3개사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18일 카드론 최고금리를 연 24.8%에서 24.3%로 0.5%포인트 내렸다.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도 연 27.0%에서 26.5%로 인하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5일 현금서비스의 최고 금리를 27.5%에서 26.5%로 1.0%포인트 낮췄다.

이들 카드사의 대출금리 인하는 시기적으로만 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지난 4월(KB국민카드)과 5월(현대카드)에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예고했다. 결국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아 금리를 내린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롯데카드는 지난 11일 현금서비스의 최고 금리를 연 27.39%에서 26.49로 0.9%포인트 낮췄다. 국민·현대카드와 달리 롯데카드는 사전에 금리 인하를 예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카드 역시 기준금리 인하 전에 이미 내부적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한 상황이었다.

카드사들과 달리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내려갔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코픽스는 1.44%로 전월(1.54%)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