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차원서 보호·관리하고
- 젊은 해녀 체계적 육성 필요
- 한·일 문화 연구·제도공유 절실"
한국과 일본의 해녀 문화를 교류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하기 위한 포럼이 사상 처음 부산에서 열렸다. 이날 한일 양국의 관련 학계 연구자들은 해녀 문화를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해양 여성 문화로 계승·발전시키자는 데 공감했다.
26일 오후 세계수산회의 4일째 일정이 진행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는 한·일 해녀 종사자, 연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일 해녀포럼'이 열기를 뿜었다. 세계수산회의 부대 행사로 동의대 한일해녀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한빛문화재연구원 여수경 박사의 "해녀를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심을 끌었다. 여 박사는 "1932년 제주 해녀의 57%가량이 전국으로 흩어져 출가 해녀로 활동했다. 이들로부터 물질을 배운 육지 해녀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해녀 문화를 보호·육성하기 위해 '제주 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지만, 해녀가 전국적으로 산재한 만큼 지역성을 떠나 해녀 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여 박사의 주장이다.
그 방법으로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안미정 교수는 근대화 과정에서 지역마다 다르게 형성해온 해녀 문화에 관심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도시화 과정에서 남성의 1차 이주 이후 가족이 이주지로 따라온 것과 달리 부산의 해녀 커뮤니티는 해녀 이주 이후 가족이 동반하거나 현지 남성과 결혼하는 식의 독특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부산에는 암남동, 기장군, 영도에 해녀 문화가 도시화의 흔적을 안고 산재한다. 교토대 아키라 키구치 교수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해녀가 '관광해녀'라는 이름으로 성 상품화되기도 했다. 도시화 과정에서 생업 전선의 여성이 해녀 문화를 형성해온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다. 해녀 상품화는 오늘날에도 계속돼 2007년 일본에서는 해녀들이 어업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전복, 소라 상품을 출시하는 등 해녀 브랜드화 움직임이 생겼다는 게 도쿄해양대 코구레 슈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노력이 지속적인 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젊은 해녀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게 포럼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국내의 경우 1965년 2만3000여 명을 웃돌던 제주 해녀가 1975년 이후 줄어 2012년 4500여 명만 남았다. 육지 해녀 역시 전체의 95%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 대안으로 일본 연구진은 국가·지자체 차원의 해녀 육성 지원을 제안했다. 일본 이시카와현에서는 지난해부터 신규취업 해녀의 기술습득 지원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슈조 교수는 "일본에서는 경력 3년 미만, 40세 미만 신입 해녀의 소득 보조를 한다. 해녀 문화의 전승 발전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해녀 문화의 지속적인 전승과 발전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그 문화 연구와 제도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날 포럼의 결론이었다. 유형숙 동의대 한일해녀연구소장은 "한일 풀뿌리 교류가 양국 공동 해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차원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