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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장수기업 열전 <11> 조광페인트

뚝심으로 70년 외길…이젠 '글로벌 브랜드' 당찬 도전장

  • 임은정 기자
  •  |   입력 : 2016-05-01 19:31:1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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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운동 등 힘입어 고속성장
- 외환위기땐 적자로 최악 어려움

- "부산서 벌어 나가는건 도리 아냐"
- 본사 서울이전 제의 단번에 거절

- 임직원 30% 연구개발 인력 투자
- 고기능성 도료로 세계시장 공략

부산은 우리나라 페인트산업의 모태다. 1945년 해방 이후 정부 수립까지 미군의 수많은 군수 물품이 부산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페인트도 그중 하나로, 현재 페인트업계 상위권을 이루고 있는 조광페인트,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건설화학이 모두 부산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960~79년대 페인트산업이 번창하면서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건설화학은 모두 서울로 본사를 옮겼다. 조광페인트만 꿋꿋이 부산에 남아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서 세계를 향해 날갯짓했다.
   
조광페인트 부산 본사 전경. 조광페인트는 기술력으로 페인트업계를 이끌고 있다.
■ 다른 도료회사 떠났지만 부산 지켜

부산 사상구 삼락동에 본사를 둔 조광페인트는 1947년 창립한 이래 69년 동안 대한민국 대표 도료회사로 지속적인 발전 및 성장을 해왔다. 고 양복윤 조광페인트 창업주는 해방 이후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서 미 군수 물품을 받아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페인트다. 국가 경제 성장과 함께 시장이 커질 수 있는 품목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업 당시 페인트는 제조기술이 없어 천연오일을 원료로 한 기초적인 기술의 제품과 미국 군수용인 수입페인트를 재가공해 판매하는 수준이었으나 여러 시행착오 끝에 독자적인 페인트 제조법 개발에 성공했다. 1950년대 들어 국내에서 합성수지가 개발되면서 기술을 발전시켜 조광페인트도 전문 업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예전에 여러 임직원이 타 회사처럼 본사를 서울로 옮기자고 수차례 건의했는데도 창업주는 '우리가 부산에서 돈을 많이 벌어 놓고서 지금 서울로 가는 것은 사람 도리가 아니다'라며 번번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1958년 당시 가야동 공장 전경.
그 이후 조광페인트는 점차 사업이 커지면서 1967년 법인으로 전환했고, 1976년 1월 현재 본사가 있는 삼락동에 공장을 준공했다. 부산지역 목가공 업체들의 급성장에 힘입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조광페인트는 특히 1970년대 초부터 정부 주도의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전국적으로 주택 개량 사업이 진행되면서 각종 도료(페인트) 제품이 만들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당시 조광페인트의 '스레졸(슬레이트 및 기와용 페인트)' '319빠대(퍼티·건축자재 빈틈을 메우는 도료)' '락카(래커·셀룰로오스를 주성분으로 하는 도료)' 등이 큰 히트를 쳤다.

1970년대 조광페인트의 비약적 성장에는 목재·가구 산업의 활황도 큰 몫을 했다. 목재 및 가구 도장용 도료제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조광페인트가 발 빠르게 목공용 도료시장에 진출해 업계 1위를 꿰찼다.

하지만 이곳도 여느 기업처럼 몇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조광페인트는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제품 원가에서 원재료 구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나 됐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회사 측은 비상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 임직원들의 저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 연구개발 인력 튼튼한 뿌리의 동력

   
조광페인트가 70년 전통의 페인트 전문기업으로서 최고의 위치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유의 '기술력'이다. 1985년 고 양성민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후 양산 제2공장을 준공하였고 그와 동시에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독일,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의 세계 정상급 페인트 업체들과 기술제휴를 통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며 품질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로 전체 구성원의 30%에 해당하는 연구개발(R&D) 인력을 두면서 기술력 향상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그만큼 신기술, 신제품 개발을 중시하는 기업이다.

특히 조광페인트는 1992년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도료업체 요턴(Jotun)과 손잡고 합작법인 조광요턴을 설립해 중방식 도료 분야의 주요 업체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중방식 도료는 교량, 해상구조물 등 해상이나 수중, 해안 등에 설치되는 중후장대 시설물의 부식을 방지하는 고내구성 도료이다.

조광페인트는 고유의 기술력을 무기로 미래 성장동력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첨단 친환경 도료를 비롯해 전기·전자 부품 및 소재에 사용되는 접착제, 고기능성 특수 코팅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과 목표

   
조광페인트 문해진 대표
대한민국 도료업계에서 탑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조광페인트의 장기적인 비전이다. 고 양성민 회장은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 도료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판단하에 새로운 시장 개발에 힘써 왔다. 국내 산업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도료량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00년 8월 중국 베이징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첫 번째 결실이 2008년 베트남 현지 법인으로 설립한 조광비나다. 조광비나를 교두보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였고, 2011년에는 중동시장 진출의 중심적 역할을 할 국외법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손잡고 합작법인 마니파를 설립했다. 2015년 양성민 회장 타계 후 그 뜻을 이어받은 송경자 회장과 문해진 대표이사는 2020년까지 동유럽 및 중국,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지역에 해외공장을 추가 설립하는 새로운 목표를 진행 중이다.

조광페인트 문해진 대표는 "우리 회사는 각각의 수요산업이 부진을 겪어도 전체적으로 수익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고기능성 도료 기술개발에 집중하면서 국내 대표 도료분야 회사로 성장함과 동시에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뒤처지지 않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 빛그림 봉사단 운영, 담장 벽화 재능기부

조광페인트는 지난 2010년부터 사내 벽화 봉사 동호회 '빛그림 봉사단'을 운영하면서 낙후된 지역의 낡은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벽화봉사는 광고나 홍보 효과를 위한 일시적인 활동이 아닌 페인트를 다루는 기업으로서 사회에 베풀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판단하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진행하는 재능기부 행사이다.

출범과 함께 부산 사상구와 협약을 맺고 환경 개선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이나 낙후 마을 중심으로 연 2회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조광페인트는 지난 2000년부터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집짓기 봉사활동을 펼치는 한국 해비타트에 페인트 소요량 전량을 지원하고 있다.


# 주요 실적 및 생산제품

- '자연N'브랜드 도입, 친환경 페인트 주도

   
조광페인트 친환경 '자연N'
조광페인트는 국내 최초 친환경페인트 출시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 아직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없을 시기인 지난 2006년 국내 처음으로 일본 환경업체에서 에코 마크를 획득하였다. 명실공히 국내 친환경 페인트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당시 '인테르니'라는 제품으로 출발하였고 현재는 '자연N' 브랜드를 대표로 친환경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친환경 수성 도료 '에코필'이 현대로템에서 수주한 해외철도 차량에 적용된다. 국내에서 개발된 도료가 해외철도 차량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도료교육센터 건립도 눈에 띈다. 2012년 도료·도장기관 중 유일하게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도료교육센터를 건립했다. 도료교육센터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중소기업 재직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실무 중심의 우수한 교육을 제공한다.


◇ 연혁

1947.01 조광페인트 설립

1985.03 양산 제 2공장 준공

1992.02 조광요턴㈜ 설립

1996.04 충북음성 제3공장 설립

2002.03 ISO14001 인증 획득

2003.06 인테르니 환경마크협회 환경표지인증

2004.08 sony사 Green partner 선정

2005.06 인테르니 HB마크 최우수등급 획득

2006.04 국내최초 에코(eco)마크 획득

2007.03 창립 60주년 비전 선포

2008.12 베트남 법인 조광비나 준공

2011.03 사우디아라비아 현지합작회사 설립

2012.06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 운영기관 선정

2013.03 상공의 날 상공업 진흥 대통령 표창

2013.10 서울시 교육청 및 자동차 특성화고 9곳과 MOU 체결

2014.11 제 22회 부산광역시 산업평화상 수상

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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