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국제신문DB

고등어의 어묵 원료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고등어는 '부산 시어'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특화 제품으로 가공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고등어로 부산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어묵 가공이 추진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은 부산 고등어와 가덕 대구를 어묵 원료로 개발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업단은 어묵 연육 원료 발굴을 위한 R&D(연구개발) 중인데, 그 과제의 하나로 부경대 산학협력단 조영제 교수 연구팀에 지난해 10월(기간 1년·예산 5000만 원) 용역을 맡겼다.

조 교수 연구팀은 올해 안에 특산품 어묵을 시제품화할 계획이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이 부산어묵 연육의 국산화를 위해 부산에서 많이 나는 생선을 활용하는 부분이다.

우선 가덕 대구의 경우 일반 연육 생선보다 단가가 비싸서 경제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난제다. 지난해 말 의창수협에서 경매된 대구 값은 마리당 5만 원 안팎이었다. 전년 대비 40%가량 저렴해졌다지만, 어묵 연육으로 활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결국 가덕 대구의 경우 기존 어묵과 차별화된 고급 제품으로 가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고등어는 대구에 비해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기 쉽다. 물량 수급이 쉬운 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어묵 업계가 원료로 꺼려온 적색육이라는 단점이 있다. 적색육은 연육 가공 이후 색감과 탄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린내가 많다. 연구팀은 대안으로 기존 수입 흰살생선과 고등어를 혼합해 연육을 개발한다. 비린내를 줄이고 식감을 높일 적정 혼합 비율을 찾는 게 관건인 셈이다.

이러한 노력에 국립수산과학원도 올해 백색육에 이어 내년 적색육 연육가공 연구에 집중하는 등 힘을 보탠다. 국립수산과학원 임치원 연구관은 "지금 시판되는 어묵은 어육 함량만 표시할 뿐 어종에 따라 제품이 차별화돼 있지 않다"며 "함유 어종에 따라 '국산 고등어 어묵' 등 식으로 제품을 차별·고급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