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혁신도시가 전국 혁신도시 정착의 모범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이전 공공기관이 입주한 BIFC와 기술보증기금 등이 있는 부산혁신도시. 국제신문 DB

- 부산서 거둬들인 세금 4055억
- 전국 총액 7442억 54% 달해
- 지역인재 뽑는 비율도 1위


- 울산은 인구수 1만7270명 2위

부산 울산 경남에 있는 혁신도시들이 전국 혁신도시 정착의 모범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혁신도시는 지방세 납부, 지역인재 채용률이 전국 1위였고 울산혁신도시는 거주 인구수가 전국 2위였으며 경남혁신도시는 지역인재 채용률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부울경 지방세·채용 양호

4일 국토교통부 공공기관 지방이전추진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이 10개 혁신도시에서 거둬들인 지방세는 지난해 7442억1000만 원으로 2014년(2127억6200만 원)보다 5314억4800만 원 늘어났다.

특히 부산혁신도시의 지난해 지방세 납부액은 4055억8300만 원으로 전국 혁신도시의 지방세 납부액의 54%를 차지했다. 지역 세무소가 부산혁신도시의 이전 공공기관들로부터 거둬들인 지방세는 2013년 140억6800만 원, 2014년 182억38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2124%(3873억4500만 원)나 늘었다.

지난해 1월 내국법인의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10%를 지방소득세로 매월 특별징수하도록 지방세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해 납부한 지방세는 3250억 원이었다. 예탁결제원은 3000조 원에 이르는 증권을 예탁받아 안전하게 보관하고 증권의 매매를 처리하는 곳이다. 이는 부산혁신도시 기관 전체 지방세의 43.67%였다.

인구 증가에 있어서도 부산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당초 계획보다 많은 인구가 살고 지방세 수입과 지역 채용도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혁신도시 인구는 7795명으로 계획인구(7000명)에 견줘 795명이 많았다. 울산혁신도시는 인구가 1만7270명으로 계획인구(2만 명)의 86%에 그쳤다. 부산·울산혁신도시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혁신도시는 계획인구 대비 실제 인구비율이 20, 30%대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까지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13.3%로 2014년 10.3%, 2013년 5%보다 증가했다. 지역인재는 이전 공공기관이 있는 광역시나 도의 대학을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인 사람을 말한다.

부산혁신도시의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은 27%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부산혁신도시 소재 기관들은 지난해 총 345명의 신입직원을 뽑았는데 그 가운데 93명이 지역인재였다. 경남혁신도시는 신입직원 724명 가운데 132명을 뽑아 채용률 18.2%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295명 가운데 29명을 선발해 9.8%에 그쳤다.

■공공기관 지역화 절실

부산울산경남혁신도시가 지방세수 확대와 지역인재 채용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이곳에 둥지를 튼 공공기관들이 지역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주요 기관들이 대부분 '알짜' 행사나 사업을 서울에서 진행해 이전 취지에 역행하고 정착 효율을 낮추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부산 영도구에 있는 국립해양조사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공기업, 공공기관이 아니라 정부 소속 공무원이어서 지방세 납부액이 없었다. 이 두 곳은 지난해 브리핑 등 대부분의 홍보활동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했다.

부산혁신도시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제외한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12개 기관이, 경남혁신도시에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제외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10개 기관이, 울산혁신도시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을 제외한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등 8개 기관이 각각 이전을 마쳤다.

또 부산혁신도시의 지방세수 확대도 안정적이지 못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증권거래소인 한국거래소(KRX) 외에 수도권에서 대체거래소(ATS)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예탁결제원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ATS가 설립돼 KRX의 기능이 약화되면 KRX의 증권 예탁업무를 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의 기능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