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저유가가 일상도 바꾸고 있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대형차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사용하는 '차출족'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전년 동월 대비 26.2% 증가한 16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11월까지 해외로 나간 국민은 모두 1752만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5개월 연속 0원을 기록하며 저렴한 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늘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름값 부담이 줄면서 SUV와 같은 몸집 큰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 대수는 183만3000대로 전년보다 10.4%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SUV는 1년 전 27.8%에서 34.1%로 확대됐다.
개별소비세 인하나 신차 출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기름값이 내려가 유지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차출족은 증가하고 주유소에 가는 횟수는 더 줄어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저유가가 마냥 모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국제유가 파생상품 투자자들은 저유가 때문에 원금 손실 위기에 처해있다.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한 공·사모 파생결합증권(DLS) 등 원유 파생상품은 투자기간에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통상 원유 DLS의 투자 기간은 3년인데, 그사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30달러 안팎으로 떨어져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만기 상환된 원유 DLS 가운데 15개 상품에서 모두 370억 원의 손실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