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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가 폭락했지만 국내 기름값은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은 8일 부산지역 ℓ당 평균 가격(1429.94원)보다 훨씬 비싼 최고가(1649원)로 판매되고 있는 해운대의 한 주유소 가격표. 전민철 기자 |
- 두바이유 6개월 새 30% 폭락에도
- 부산지역 주유소 7% 인하 그쳐
- 네티즌 "기름 직구하자" 부글부글
- LPG는 3개월간 30% 급등 '역주행'
- 겨울철 수요 노린 꼼수일 가능성
최근 6개월 새 국제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30% 이상 떨어졌지만 국내 유가에는 제대로 반영이 안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더욱이 겨울철 난방이나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는 원유 채굴·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데도 최근 3개월 사이 가격이 30% 급등해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국내 반영 '게걸음'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동산 두바이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60.84달러에서 9월 45.7달러로 떨어졌다가 이날 38.35달러로 내려앉았다. 6개월 새 30% 넘게 하락한 셈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감축에 합의하지 못한 여파로 국제 유가가 이틀 동안 8% 이상 폭락해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37.65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하락 폭이 빛의 속도라면 국내 기름값은 게걸음으로 반영되는 추세다. 오피넷에 따르면 8일 기준 부산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429.94원, 경유는 1209.99원이다. 올해 들어 부산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ℓ당 1486.47원에서 6월 1571.07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조금씩 떨어지면서 지난달 평균 1457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세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30% 떨어지는 동안 지역 기름값은 7%대에서 움직인 셈이다. 이날 현재 부산의 상당수 주유소가 ℓ당 1500원대에 판매하고 있고, 해운대구의 한 주유소는 무려 1649원의 판매가를 나타냈다.
온라인에서는 요지부동인 국내 기름값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dyki××××'는 "기름은 직구 안되나" 'jsm9××××'는 "국내 기름값은 신세계다. 전혀 따로 논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서비스팀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에 반영되는 시간 차가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가격은 60%의 유류세가 붙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부산물 LPG, 아리송한 가격인상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인 LPG는 국제유가와 달리 오히려 최근 3개월 사이 30%가량 급등하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겨울철 난방(프로판)이나 영업용 택시·자동차의 연료(부탄)로 사용되는 만큼 서민들의 겨울나기를 힘겹게 하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7월 LPG 가격은 t당 395달러에서 9월 315달러로 떨어졌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12월 현재 460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3개월 새 30%나 뛴 셈이다. LPG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주로 생산되는 부산물인 만큼 대체로 원유 가격에 연동해 움직이지만 현재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난방에 많이 쓰이는 LPG는 겨울철에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는 '동고하저' 현상을 나타내면서 원유값이 급락하면 동반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올해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다만 LPG 가격을 정하는 중동의 원유 기업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 만회를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유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4.63(0.75%) 하락한 1949.04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보다 1.04% 떨어진 1만9492.60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9%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국제유가가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제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특히 1분기에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가 맞물리면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평균 WTI 가격을 배럴당 35달러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월별 ℓ당 휘발유가격]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