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으로 시추선 건조 계약 해지가 잇따라 국내 조선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시추선 두성호. 국제신문DB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국내 산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원유를 수입해 쓰는 우리 경제에 싼 기름값은 도움이 되지만 국제 경기 침체로 수출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역 경제계는 주력업종인 조선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조선기자재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8일 경제계에 따르면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시추업체들이 발주와 계약을 취소하면서 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의 프레드 올센 에너지가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 지연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따라 3분기 적자 규모가 8976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올해 3분기 합산 적자 규모는 기존 1조8000억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종은 조선업 불황에 저유가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선박용 특수 도료를 생산하는 부산 A업체는 해양플랜트 발주의 연기나 취소 사태가 이어지면서 울상이다. A업체 관계자는 "저유가로 토탈, 로열더치셸, BP 등 오일메이저 업체들이 발주하지 않거나 취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양플랜트 신규 발주 물량이 한 건도 없었는데, 저유가 공세까지 덮쳐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저유가가 철강 단가 인하로 연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저유가가 철강 운송비 등 생산비를 다소 낮출 수는 있겠지만 철강산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철강회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돼 국내 철강업체들의 강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유·화학 분야는 저유가로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관련 업종들이 저유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의 B 페인트 업체는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이점이 있다. 일부 페인트 원재료의 경우 원유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20%가량 가격이 내려갔다"며 "하지만 조선·건설업이 악영향을 받으면서 주문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일부 덕을 보는 업종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국내외 완성차 업계뿐만 아니라 항공업계는 유가 하락에 반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