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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연구소- 영국 캠브리지대 스콧연구소
도서관에서 로버트 케이쓰 헤들랜드 고위협력연구원이 장서들을 설명하고있다. |
◇스콧연구소
- 남극 항해기록 등 유물 소장
- 남북극 학제 간 연구 진행
- 전 세계 과학자들 몰려들어
◇남극연구소
- 85년 남극 오존층 구멍 첫 발견
- 서남극 빙상 집중연구 주관
- 찾아가는 전시로 주민과 소통
영국 캠브리지는 세계 극지연구의 허브다. 그 핵심 축은 바로 캠브리지대 스콧연구소(SPRI, Scott Polar Research Institute)와 영국 남극연구소(BAS, British Antarctic Survey)이다. 캠브리지에는 이 두 곳 외에도 남극유산신탁, 남극대륙붕프로젝트, 국제빙하연구회 등 총 10곳의 극지 관련 기관이 몰려 있다.
영국은 노르웨이 출신인 로알 아문센(1872~1928)보다 남극점 정복에는 늦었지만 '과학탐사'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긴 자국 출신 로버트 팰컨 스콧(1868~1912)을 기념하며 극지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스콧의 동료, SPRI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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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연구소 외부 모습. |
SPRI는 캠브리지 다우닝 지역의 3층 짜리 작은 건물에 있다. 하지만 약 100년간 수집한 수많은 장서와 정보 때문에 SPRI는 세계 극지연구의 중심 역할을 차지한다. SPRI는 남·북극에 관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빙하학, 인공위성을 이용한 원격탐사 등)의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한다. SPRI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인 도서관과 아카이브에는 전 세계 방문학자, 과학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라고 자랑한다.
로버트 케이쓰 헤들랜드 SPRI 고위협력연구원은 최근 이곳을 방문한 본지 취재진에게 1901년 영국 왕립지리학회가 출판한 '남극 매뉴얼' 등을 펼쳐 보여줬다. "한국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는 말에 그는 "우리는 1920년부터 구축했고 도서관 장서들을 일렬로 세우면 몇㎞쯤 된다"라고 답했다. 1934년 현재의 위치에 세워진 SPRI 건물은 장서가 늘어나자 두 차례(1968년, 1998년)나 증축됐다. SPRI 건물 2~3층은 아카이브 및 도서관, 1층은 SPRI가 운영하는 극지박물관이다. 이곳에서 교수들과 연구진이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SPRI는 스콧의 동료였던 지질학자 프랭크 데브넘(Frank Debenham)이 남극점 도달 후 귀환 도중 숨진 스콧과 그의 동료들을 추모하기 위해 1920년 캠브리지대에 설치(지리학과 산하)했다. 데브넘은 탐험가 가족들로부터 탐험 장비를 모았고 가족들은 그의 진정성을 보고 기증했다. SPRI의 극지박물관에는 스콧의 편지들, 또 다른 영국 탐험가인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의 항해기록 등 각종 유물들이 소장돼 있다.
■BAS, 세계 극지과학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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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연구소- 영국 캠브리지시 외곽에 있는 영국 남극연구소 아씨나 디나 홍보담당관이
연구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PRI에서 4㎞ 떨어진 곳에는 영국 남극연구소(BAS)가 있다. BAS는 지역적으로는 서남극 권역을, 빙하학 생물학 기상학 등 자연과학 분야를 연구한다.
1985년 남극의 오존층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곳이 바로 BAS다. BAS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극 생물, 지질, 기상정보를 수집했던 영국 해군의 비밀 조직 '타바린(TABARIN)'에서 출발했다. 영국은 1976년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런던에 흩어졌던 시설을 캠브리지에 모았다.
BAS는 현재 영국 국립해양학연구센터 등을 비롯한 11개 대학과 함께, 가장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는 서남극 빙상(Ice Sheet)을 집중 연구하는 'iSTAR'를 주관하고 있다. 영국은 이 프로젝트에 2010년부터 올해까지 740만 파운드(128억5000만 원가량)를 투입한다.
포울 아브라함슨 물리해양학 연구원은 "오는 12월 한국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도 이 해역에 돌아오고 한국 극지연구소도 연구에 참여한다"라며 "해양이 열기를 어떻게 빙하에 전달하고 어떻게 녹게 하는지를 파악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현장 연구는 마무리 과정에 있고, 향후에는 분석 작업이 이뤄진다. BAS는 현재 남극기지 5곳, 북극기지 1곳, 쇄빙연구선 2대, 항공기 5대를 운영하고 있다.
■소통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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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남극연구소(BAS) 전면 모습. |
SPRI는 극지박물관을 운영하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기념품점 운영 등 박물관 운영의 일부는 자원봉사로 진행되고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지난 22일 오전 인근의 일리 초등학교 학생 50여 명이 박물관을 찾았다. 학생들은 박물관 프로그램에 따라 전시유물에 대한 그림을 그리느라 바빴다. 박물관 직원들은 또 학생들에게 극지 탐험용 의복(파카, 방한모, 방한안경)을 입혀보고 어떤 느낌인지 발표하도록 했다. SPRI에서 저술한 책들은 박물관 내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된다.
SPRI는 박물관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한다. 박물관은 이날 오후 연구소 강의실에서 캠브리지대학 내 타 박물관과 공동으로 '퀴즈 대잔치'를 열었다. 사회자가 패널들에게 탐험용 상자에서 물품을 꺼내 퀴즈를 내면 맞추는 게임이었다. 참여한 60여 명의 주민들은 이를 보고 웃고 즐겼다.
반면 BAS는 시민들에게 연구시설을 개방하지 않는다. 아씨나 디나 BAS 홍보담당관은 "우리는 시민들을 찾아간다"라고 말했다. BAS는 최근 영국 중부에 있는 더럼(Durham)에서 '남극-영웅, 탐험가, 과학자' 전시회를 열었고 펭귄 전시와 관련해 런던 아쿠아리움과 연계하고 있다.
# 헤들랜드 SPRI 연구원
- "스콧, 남극점 도달 아문센에 뒤졌지만 수집물 보고서 등 과학적 유산은 우위"
로버트 케이쓰 헤들랜드 SPRI 고위 협력연구원은 올해로 71세를 맞은 고령의 극지 역사학자다. 그의 명함에는 '남극과 북극에 관한 역사와 지리학을 연구한다'고 나와 있다.
헤들랜드 연구원은 지난 22일 "노르웨이의 아문센은 남극점에 처음 도달했지만 스콧은 아문센에게 뒤졌다. 하지만 스콧은 달랐다. 그의 남극 여정은 과학적 발전을 위한 수집물을 모으는데 초점을 맞췄고 그는 과학보고서를 남겼다"라고 말했다.
"1985년 한국의 남극과학탐사도 스콧의 탐사와 비슷하지 않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라고 즉각 동의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SPRI는 스콧을 비롯해 그와 함께 귀환하다가 숨진 동료들을 역사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헤들랜드 연구원은 원래는 생물학자였지만 나중에는 극지탐험사를 주로 연구했다. 그는 "주로 남극 인근의 섬인 사우스 조지아 등지에서 생물을 연구했는데 왜 언제 어디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갖게 됐고 서서히 전공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그가 펴낸 '남극탐험 연대기-초기 탐험시대부터 2007~2009년 국제극지의 해까지 활동에 관한 시놉시스'에는 세계의 탐험사가 거의 모두 실렸다. 그는 이날 ▷1985년 윤석순 현 극지연구진흥회장 주도로 이뤄진 남극과학탐사 ▷1985~1986년 부산에서 출발했던 동방 117호의 제5차 남극해역 수산탐사 ▷1987~1988년 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병권 극지연구실장, 장순근 해양연구원 전 책임연구원 등의 활동을 보여줬다.
그는 1977~1982년까지 BAS(영국 남극연구소)에서 일했고 1983년부터 현재까지 SPRI에서 일하고 있다.
캠브리지=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