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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한 미국 등 12개국 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협상 타결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 일본산 완성차·부품 관세철폐
- 현대·기아차 힘든 싸움될 듯
- 석유·화학 일정부분 피해 전망
- 생산공장 상당수 베트남 진출
- 섬유·의류는 가격 경쟁력 상승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이 지난 5일 타결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간 주요 국가와 개별 FTA를 체결해 온 한국이 정작 '글로벌 경제동맹'으로 불리는 TPP 협상에 참여하지 않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TPP 발효로 관세가 철폐되면 일본 자동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 등 일본과 경쟁 중인 국내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선업과 함께 지역 경제를 이끄는 동남권의 자동차 관련 업체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경쟁력 악화 우려
6일 국내 증권업계를 포함한 다수의 경제 전문가는 TPP 타결 이후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로 자동차 업종(완성 및 부품)을 꼽았다. 아울러 철강금속과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는 업종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과 함께 이번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끈 일본이 TPP 발효 이후 미국 등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한미 FTA로 우리가 얻은 일본 대비 우월한 대미(對美) 교역 조건이 TPP 타결로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TPP가 발효되면 일본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현재 2.5%에서 0%로 완전 철폐된다. 이렇게 되면 일본 업체와 맞선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동남권 업체를 포함해 자동차 부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기업의 피해도 우려된다. 부산대 이근재(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경쟁력 차원에서 이들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남권에는 자동차뿐 아니라 철강금속 업종에 속한 기업도 상당수 있어 지역 경제계가 가격 경쟁력 악화에 따른 후폭풍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 업종은 TPP 협상 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10% 수준에 그쳐 자동차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키움증권 마주옥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석유화학 업종이) 일본과의 경합 관계가 높은 산업이므로 단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섬유·의류 기업 수혜 전망
반면 섬유·의류 산업은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해당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합도가 낮은 데다 TPP 참여국인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이화영 연구원은 "섬유·의류는 베트남 제조업 총생산의 10%를 차지한다"며 "TPP가 발효되면 관세가 17~18%로 점차 철폐돼 베트남 생산 기지의 가격 경쟁력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TPP 참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논평에서 "TPP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32.4%(3553억 달러)에 달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가입 여부를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