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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국제남극센터에서 방문객들이 방한복을 입고 남극 추위와 폭풍을 체험하고 있다. 국제남극센터 제공 |
- 韓·美 등 각국 극지연구소부터
- 항공기 정비창·활주로 등 밀집
- 관광명소인 국제남극센터
- 45㎝ 쇠푸른펭귄 사육장부터
- 4D 입체영화관·설상차까지
- 남극 알리는 체험 교육장 역할
국제신문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국제남극센터, 노르웨이 트롬쇠 프람센터, 오슬로 프람박물관, 핀란드 로바니에미 악티쿰(Arktikum·북극센터 겸 박물관) 등 해외 유수의 극지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부산의 극지타운 모델을 제시한다. 첫 방문지인 뉴질랜드 남섬 북동 연안의 크라이스트처치는 극지 전문가라면 거쳐야 하는 도시다. 남극까지 7시간의 비행을 위해 들러야 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이곳 공항으로부터 500m 떨어져 있는 남극 단지(antarctic campus)는 남극연구 수행을 위한 전초기지로, 부산시와 (사)극지해양미래포럼이 부산에 조성을 추진하는 극지타운(본지 지난 2일 자 1·2·3면 보도)과 비슷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남극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국제남극센터를 비롯해 극지연구소와 항공기 정비창 및 활주로, 물류창고 등 각종 연구 인프라가 몰려 있다.
■남극으로 가는 길목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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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이스트처치 국제남극센터 . |
지난달 말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서 1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안내원에게 국제남극센터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자 "공항 건물 바깥에 난 파란색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센터에 다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고개를 숙이고 발자국 모양을 보며 동쪽으로 5분을 걸었다. 발자국이 끝나는 곳에서 센터를 마주할 수 있었다. 남극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도시의 자부심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센터가 위치한 곳은 각국의 극지연구소가 입주한 건물과 남극행 비행기 탑승 심사를 위한 게이트웨이, 극지 연구자의 작업복을 보관하는 워크플레이스 등이 있는 남극 연구 복합단지였다.
전체 단지를 미국이 조성한 뒤 뉴질랜드가 관리하지만, 아직 미국 측 영향력이 있다는 게 현지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이를 방증하듯 단지의 3분의 1을 미국국립과학재단이 남극 프로그램을 위한 정비창 물류창고 활주로로 활용하고 있었으며, 극지연구소 건물도 1층에 뉴질랜드 한국 이탈리아 3개국이 입주한 반면 2층은 미국이 전체 공간을 사용했다.
국제남극센터에 들어서자 가이드팀장인 수 베스트 씨가 취재진을 맞았다. 센터는 크라이스트처치의 관광명소로 남극체험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자유이용권이 59뉴질랜드 달러(한화 4만4000원), 일반이용권이 39뉴질랜드 달러(2만9000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쇠푸른펭귄 사육장이었다. 쇠푸른펭귄은 세계에서 몸집이 가장 작은(45㎝) 펭귄으로, 이곳에 온 대다수가 보트에 부딪히거나 포식자에게 공격당해 장애가 생긴 개체다. 오전 10시30분과 오후 3시30분에 두 차례 먹이를 주는데, 마침 사육사가 먹이를 주며 펭귄의 생태를 설명하고 있었다. 사육사는 "펭귄 상당수가 자체 생존력이 떨어진다"며 "새끼를 낳더라도 종 보호를 위해 가짜로 바꿔치기한 뒤 캔터베리대학에 연구용으로 기증한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 관람객은 탄식을 내뱉었다.
■남극을 알리는 간접 체험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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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D 입체 영화관. |
탄식은 4D 입체 영화관에서 감탄으로 바뀌었다. 상영된 15분짜리 영상의 제목은 '4일간의 크루 여행'. 비행기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통해 남극으로 들어서는 여정을 보는 내내 관객은 쇄빙선과 유빙이 부딪히는 충격과 차가운 빙하수가 튀는 감촉을 생생하게 느꼈다. 남극의 풍경과 동식물을 실제처럼 보여줘 관객이 남극에 가고 싶게 설계했다는 게 베스트 씨의 설명이다.
관람이 끝나자마자 남극의 추위를 느끼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 인기를 끈 것은 남극 빙하수만큼 차가운 드라이아이스 물에 손을 담근 채 지속 시간을 재는 시설이었다. 남극 폭풍 체험관에서는 방한복을 입고 영하 8도의 추위를 경험했다. 남극과 흡사한 눈이 바닥에 깔렸기 때문에 극지 전용 신발도 신었다. 이내 어두운 조명이 깔리면서 시속 40㎞의 눈보라가 불기 시작했다. 전자 온도계의 온도는 영하 18도. 바람을 피해 이글루에 들어가니 한결 따뜻했다. 안내원은 "바람이 불어도 이글루 온도는 영하 8도"라며 "사진 촬영이 가능한 건 여름 폭풍에 온도를 맞췄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겨울 폭풍 때는 영하 89.2도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순식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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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글랜드 라이드' 설상차. |
이후 6분간 길을 걸으며 눈을 맞으면서 낮과 밤이 24시간 지속하는 남극의 여름과 겨울을 경험한 뒤 100만 년 된 돌을 만지고 헬기 촬영한 남극 영상을 끝으로 실내 체험장을 나왔다. 취재진을 기다린 것은 '허글랜드 라이드'라고 불리는 남극 탐험용 설상차. 대당 14억 원짜리인 이 수륙양용 차량은 거침없이 45도 경사 언덕을 오르내리고 물웅덩이를 가로질렀다. 10여 분 뒤 차량이 멈췄는데도 탑승객은 환호를 질렀다. 이날 코디를 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정현주 물류담당 에이전트는 "국제남극센터는 크라이스트처치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라며 "부산의 극지타운 사업도 극지에 대한 새로운 감동을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체험시설 재밌어야 남극에 대한 관심 생겨, 부산도 곧 지어지길"
■ 국제남극센터 가이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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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베스트 가이드 팀장이 스노모빌 위에 앉아 있다. 이승륜 기자 |
"즐겁게 만들어야 남극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생길 겁니다." 국제남극센터 수 베스트(여·50) 가이드팀장은 이런 조언과 함께 "부산에 뉴질랜드와 유사한 체험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베스트 팀장은 1992년부터 남극 스콧 베이스 요리사로서 여름 4차례, 겨울 1차례에 걸쳐 3년간 남극을 다녀왔다. 센터 내 3명의 전문 가이드 역시 남극을 직접 경험한 이들이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박물관이 남극의 과거라면 센터는 현재 남극의 창"이라며 "방문객은 극지 연구원의 생활과 현안에 대해 정보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한·중·일·독 등 7개국 통역을 제공한다.
센터는 1992년 뉴질랜드 공항공사 용지에 극지연구소 건물과 함께 지어져 크라이스트처치 시의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정부 단위의 극지연구소와 운영 주체는 다르지만, 연구소로부터 극지 장비를 지원 받는 등 연계성은 있다. 연구소에 방문객이 오면 센터 체험을 권장하고, 센터는 남극기지를 홍보하는 등 극지 연구와 대중 홍보를 연동하자는 취지다. 그렇지만 방문객 수는 2010년 크라이스트처치에 지진 피해가 난 이후 많이 줄었다.
방문객을 즐겁게 하려는 직원들의 열정은 그대로라고 베스트 팀장은 강조한다. 그는 "시설의 재미가 담보돼야 한다"며 "펭귄을 보고 즐거워야 남극 보존의 사명감이 생긴다는 사실을 200여 건에 달하는 인터넷 후기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