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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무관심에 공유경제 싹도 틔우기 전 말라 죽을 판

빛바랜 서병수 시장 공약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5-08-27 19:26:4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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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경제진흥원 4층 대회의실에서 제1회 부산공유경제촉진위원회가 열렸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위원회 꾸리는 데만 1년
- 첫 회의 열기까지 또 4개월

- 예산 절반 깎여 5000만 원
- 전담 직원도 따로 안 둬

- 서울시 먼저 치고 나가자
- 홀대하는 거 아니냐 해석도

부산시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역의 '공유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위원회 구성 넉달 만에 첫 회의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27일 '공유경제촉진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공유경제촉진위는 공유단체·공유기업 지정공모에 지원한 기업의 선정 여부를 심사했다. 

공유경제촉진위는 지난해 3월 제정된 '부산시 공유경제 촉진 조례'에 의해 지난 4월 구성됐다. 부산시장은 당연직 4명을 포함해 각계각층 전문가 총 14명을 위촉했다. 하지만 조례 제정 1년이 넘은 시점에 위원회를 구성했고, 첫 회의를 4개월이나 지난 이날에서야 열어 공유경제 추진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공유경제 기업과 관련된 단체들은 한참 늦은 위원회의 첫 회의가 현재 공유경제 정책에 대한 시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서병수 시장이 '공유경제 지원시스템 구축'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취임 이후 시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담 직원도 없이 '찬밥' 신세 

실제로 올해 공유경제 관련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나 줄었다. 시는 따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고, 경제진흥원만 자체예산에서 5000만 원을 배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1억 원에서 반 토막난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경제진흥원 예산은 시의 출연금이기 때문에 시 예산이나 마찬가지다"며 "공유경제 사업이 초기 단계이다 보니 성과가 크지 않아 예산이 준 것 같은데 내년에는 늘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유경제 사업에 경제진흥원 예산이 배정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잡음이 새어 나왔다. 당초 공유경제촉진위를 시에서 주관하려고 했으나 결재 단계에서 '경제진흥원 예산으로 운영하는 위원회를 왜 시가 주관하느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설왕설래 끝에 경제진흥원이 위원회를 주관하기로 정리됐지만, 비생산적인 논의 과정이 더해져 첫 회의는 더욱 늦어졌다.

게다가 시나 경제진흥원 모두 공유경제 사업을 전담하는 직원이 없다. 다른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 각 한 명이 공유경제 업무까지 담당하는 상황이다. 시에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전담하는 팀이 구성된 것과 비교해 공유경제 사업이 '찬밥' 취급을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시의 무관심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유경제를 '박원순 서울시장 대표사업'으로 인식하고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유경제 사업의 한 관계자는 "2013년 공유경제 개념을 전국 지자체 중 부산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였지만 2년 동안 별로 진전된 내용이 없어 오히려 뒤처졌다"며 "박 시장이 당선 후 공유경제를 크게 이슈화하자 부산시 내부에서 '박원순 사업'으로 치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민간 열기에 찬물 붓는 시

공유경제 관련 사업을 진행할 예산과 직원이 줄어들다 보니 올해 진행된 사업은 지난 5월 열린 '부산공유경제혁신학교'와 현재 진행 중인 공유단체·기업 지정이 전부다. 이는 지난해에도 똑같이 진행된 사업이다. 공유경제 활성화 사업이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경제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지역에는 공유기업·단체가 52개 있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민간의 역량이 부족해 공유경제를 시민에게 알리고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를 내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민간이 어느 정도 성숙할 때까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시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한 공유기업가는 "서울은 차량 공유를 위해 시가 주차장을 마련해 준다거나 유아용품 공유를 위해 기초단체가 어린이집과 연계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시민에게 공유경제를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장기적인 사업을 시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는 실적을 위한 단발성 사업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공유기업가는 "부산보다 늦게 공유경제에 관심을 가진 대전과 광주가 오히려 부산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대전에 '벌집'이라는 공유경제 코워킹 장소가 생겼고, 광주시는 공유경제 지원 전담조직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 공유경제(Sharing Economy)

활용되지 않은 재화, 서비스, 공간, 재능, 정보 등 이미 생산된 상품이나 인간의 능력 등 유·무형 자원을 대여하고 차용해 사용하는 경제방식.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택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유경제]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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