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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을 3D스캐너로 스캐닝하는 모습.
ETRI 제공 |
- 스캐닝·프린팅 시스템 접목
- 구두골 제작·전자 가봉분석
- 양말·스타킹 신은 듯 정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첨단기술을 이용한 맞춤구두 제작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조맹섭(64) 박사가 3D 스캐닝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크게 '구두골(발 모양의 틀) 제작기술'과 '구두 전자 가봉분석 기술'이다.
먼저 맞춤 구두골 기술은 고객이 원하는 굽높이의 가상굽을 착용한 상태에서 ETRI가 개발한 3D 스캐너로 발을 스캐닝한 뒤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구두골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하면 족궁, 발등, 발꿈치, 발볼 등 발뼈와 근육의 형태가 구두골에 그대로 반영돼 마치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은 듯 편안한 구두를 생산할 수 있다고 ETRI는 전했다. 발 모양의 틀인 구두골은 구두 제작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금까지는 수작업으로 제작해 정밀도가 떨어졌다.
구두 전자 가봉분석은 완성 직전의 구두가 고객의 발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압력센서와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해 객관적인 수치와 그림으로 분석·판단하는 기술이다. 방법은 먼저 컴퓨터에 연결된 압력 센서를 발의 주요 부위에 부착한 뒤 가봉 대상인 구두를 착용한다. 그 이후 양발에 균등한 힘을 주고 선다. 이렇게 하면 발의 각 부위가 어떤 압박을 받고 있는지 컴퓨터에 입력된다. 이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구두골의 각 부위를 수정·보완한 후 구두를 완성하는 것이다. 현재는 매장에서 구두를 선택할 때 착용자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하다 보니 구두가봉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ETRI 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사라져 가는 '동네 구둣방'이 3D 스캐너와 전자 가봉시스템, 노트북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부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구두골 제작 기술자들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이을 젊은 기술자가 태부족인 상태에서 구두골 제작기술 단절의 대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하면 피팅전문서비스팀이 직접 자택이나 집무실을 찾아 3D 스캐너로 발 모양을 스캐닝해가는 '찾아가는 맞춤구두 서비스'도 가능하다.
조 박사는 "발이 편해야 몸도 마음도 편한데 국민의 약 80%는 자기 발에 맞는 기성화가 없어 고생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반인은 물론 하이힐을 즐겨신는 여성들이나 무대공연을 해야 하는 무용수·연예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박사는 부산에 위치한 한국신발피혁연구원(옛 한국신발피혁연구소) 설립추진위원으로 활동하며 1987년 연구소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