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입법에 난항을 겪던 해양경제특별구역법이 해양산업클러스터법으로 변경돼 올해 국회에서 처리된다.

해양수산부 유기준 장관은 해수부 서울사무소에서 지난 7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설득해 해양경제특별구역을 '해양산업클러스터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으로 명칭을 바꿔 추진하기로 조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재부와 산자부는 경제자유구역과 해양경제특별구역이 중복되고 특구가 남발된다며 반대해 왔으나, 이번에 명칭 변경을 전제로 동의한 만큼 법 제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올해 안에 국회 처리를 목표로 지난달 해당 상임위원회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명을 마쳤다.

이 법안은 새누리당 서용교(부산 남구을) 의원 등이 지난해 3월 발의한 '해양경제특별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대체해 발의하지 않는 대신 국회 심의 과정에서 명칭을 바꾸고, 지정요건을 '항만구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지역'에서 '유휴 항만시설을 중심으로 조성된 지역'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부산항 북항과 신항의 기능 재정립 방안에 대해 "부산항 북항 물동량이 신항으로 이전하면서 유휴화되는 항만시설을 해양산업클러스터로 활용하거나 재개발해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항 우암부두 3개 선석과 감만부두 1개 선석이 놀고 있는 상태. 그는 "해양산업클러스터는 경제자유구역이나 특구와 달리 추가적인 투자 없이 북항 유휴 부두 등 기존 항만시설을 활용해 컨테이너 처리 중심의 기능을 해양플랜트, 해양관광 같은 고부가가치 해양산업 구조로 리모델링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원도심과 연계해 개발함으로써 원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부산신항만으로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온전하게 처리할 수 없는 만큼 북항이 일정 부분 항만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며 컨테이너 기능의 신항 조기 일원화에 '속도 조절론'을 폈다.

그는 "해수부가 조선·해양플랜트, 수산가공·수출, 요·보트 제조, 해양에너지 분야 상위 137개 업체를 대상으로 해양산업클러스터(해경특구)에 관한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34개 업체가 4251억 원을 투자하고 6135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이런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가지고 관계 부처를 설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