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경기회복'의 손을 들어줬다. 한은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고, 올해 3월에도 0.25%포인트 인하했다.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내린 것이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당시 저점이던 2009년 2월의 연 2.00%보다 0.5%포인트나 낮아졌다. 최근 6년 사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에도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메르스로 인한 경기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메르스 여파로 서비스업 등의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완화하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특히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소비가 메르스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앞으로 경기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추가 변수가 없다면 다음 달 발표 예정인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연초부터 3개월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해 발표하는데 지난 4월에는 올 성장률을 3.4%에서 3.1%로 낮춘 바 있다.
한은은 금리 인하 외에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활용해 메르스로 타격을 받은 서비스업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연 0.5~1%의 저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당장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총량이나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관계 당국과 함께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와 수출업체 등은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출부진과 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기반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