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 개편에 납세자 반발 등
- 공격적 정책 부작용 우려도

정부가 현재의 조세정책을 손질해 경기침체 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재원 마련과 세수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이나 증세 차원에서 세제개편이 이뤄지면 납세자 반발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조세정책 국제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시의적절한 세제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문 실장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많은 국가가 금리를 낮추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전제한 뒤 "이제는 대담하고 공격적인 조세정책을 함께 활용해 경기침체를 막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2월 정부가 도입했던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거론한 뒤 세제개편을 통해 경기부양과 세수증대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3대 패키지는 ▷임금인상 유도를 위한 근로소득 증대세제 ▷기업의 배당 증가를 목적으로 한 배당소득 증대세제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이다.

문 실장의 이런 발언은 '백약이 무효'인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조세정책 변경을 통해 호전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를 잠재우는 효과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재계 등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추가 세제개편 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담하고 공격적인 조세정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반대가 심할 전망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증세를 목적으로 세제개편이 이뤄지면 여당의 표심 집결에 지장을 줄 수가 있다. 지난 달 국회에서 열린 '2015 세법개정의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여당 의원들이 광범위한 세제개편이 올 초의 연말정산 파동과 같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잦은 세제개편이 조세정책에 대한 납세자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연말정산 파동에서 보듯 국민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일어나면 정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3대 패키지 도입 등 이전에 몇차례 이뤄진 세제개편으로 세수를 크게 증대할 수 있는 부문이 현재 별로 남아있지 않은 점 역시 정부의 고민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추가로 세제개편을 하더라도 소규모에 그쳐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