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상장사 59곳 거래량
- 4거래일 만에 42.7% 감소해
- 엔저 심화 이어져 경제 악화
원·엔 환율이 지난 23일 이후 두 차례나 900원선 아래로 내려가는 동안 동남권 수출 제조업체의 증시지표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전문가가 '엔저(엔화가치 하락) 심화'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상황이어서 증시지표 하락에 따른 동남권의 경제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RX 업종코드상 ▷자동차 부품 제조업 ▷1차 철강 제조업 ▷선박 및 보트 건조업 등 엔저에 따른 최대 피해 업종에 속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 상장사 59곳의 거래량은 지난 22일 1989만258주에서 27일 1139만5948주로 불과 4거래일 만에 42.7%나 감소했다.
앞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개장 전 899.67원(100엔당)을 기록한 데 이어 27일(901.95원)에도 900원선을 위협했다. 특히 이날 원·엔 환율은 장중 897.28원까지 내려가며 7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상하한가폭이 '±15%'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상당히 큰 감소폭으로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2173억6799만 원→2140억2812만 원)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역별로는 수출 제조업체가 밀집한 울산과 경남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울산 업체(11개사)의 거래량은 50.9%, 경남(25개사)과 부산 업체(23개사)는 각각 47.6%와 33.9% 줄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거래대금 감소폭은 39.3%(644억4745만 원→391억2649만 원)로 울산 11개사 거래대금의 전체 감소폭(-14.1%)보다 컸다. 이는 지난 23일을 기점으로 가속화한 원·엔 환율의 급락세(본지 지난 24일 자 14면 보도)가 이들 기업의 가격경쟁력 등에 영향을 미쳐 투자자의 부정적 심리를 이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9개사의 시가총액은 최근 1년간 원·엔 환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 8일(1017.48원) 29조1181억 원이었으나 지난 24일에는 28조4720억 원으로 6461억 원 감소했다.
문제는 이 같은 엔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동남권 수출기업 등에 미치는 타격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내놓은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의 다음 달 경기 전망치는 99.4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5월 기준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98년(70.0)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전경련은 '엔저 심화'를 부정적 전망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