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해양플랜트업체들도 눈독
- 市-해수부, 특별법 상정 회의

부산 북항 재개발지에 대규모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항 일원을 서둘러 해양경제특별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부산시는 지난 3, 4일 스페인 마리나 전문 개발·운영업체 I 사의 총괄 최고경영자(CEO)가 대사관 측과 함께 서병수 시장을 예방해 구체적인 북항 재개발지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I 사는 서 시장에게 우암부두 인근에 20만 ㎡가량의 부지를 확보해 요트 수리 조선소와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 구상을 전달했다. I 사의 투자 규모는 300억 원, 고용 인원은 1만500명가량으로 예상된다.

지역 중견 해양플랜트 기업들도 북항에 강력한 투자 의향을 보이고 있다. A 사는 김해·포항·순천 등에 흩어진 기존 시설의 일부 이전과 신규 사업을 합쳐 84만2000여 ㎡ 규모의 모듈 집적화 생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시에 제안했다. A 사는 외국자본 유치를 포함해 300억 원을 투자하고, 118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B 사 역시 A 사와 같은 방식으로 200억 원을 투입해 9만9000여 ㎡ 부지에 입주하기를 원했다. B 사는 상주 인력 150여 명으로 모듈 집적화 단지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B 사는 특히 외국계 기업과 연계해 입주할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두 곳도 글로벌 업체 유치 가능성을 타진하며 북항 입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 조선사는 "중국도 북항에 관심이 많으므로 국내 기업과 협조해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규모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북항에 투자 의지를 밝히면서 해양경제특구 지정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이날 해양수산부에서 해양경제특구 타당성 용역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기본계획 수립 용역팀인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회의를 가졌다. 시는 이 자리에서 북항을 중심으로 부산항 일대를 ▷해양신산업 ▷레저·선박상용화 ▷크루즈·마리나·해양관광 ▷항만물류 ▷수산식품·수출가공 ▷해양R&D 등 다양한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시와 해수부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해양경제특별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오는 25일 한 차례 더 회의를 열 방침이다. 이후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해양경제특구에 반대하는 최경환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를 직접 만나 입주 희망 기업들의 요구를 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