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의 활화산에서 가스분출이 관측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분출은 1980년대 말 이탈리아의 관측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이 활화산이 실제 폭발로 이어질 지는 더 관측해야 한다. 하지만 남극 활화산은 폭발 시 수분과 반응을 일으켜 대규모 폭발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장보고기지 북쪽으로 30㎞ 지점의 성층화산인 멜버른 화산 정상 화구에서 다량의 가스가 분출하는 것을 관측했다고 16일 밝혔다. 용암과 화산쇄설물이 교대로 층을 이뤄 만들어진 성층화산은 현무암질 용암이 서서히 분출되는 하와이형 순상화산과 달리 폭발적인 분출이 일어난다. 극지연구소 이종익 박사팀은 지난해 11월 9일 헬기 정찰 중 가스 분출을 확인했고 이후 세 차례의 탐사에서 지름 600m의 화구 중앙부분과 북쪽 사면에 접근해 화산가스가 얼어붙은 시료를 채취했다. 이 시료에 헬륨 수소 황화수소 성분이 많으면 화산가스로 판명된다. 학계에 이미 보고된 멜버른 화산 가스의 관측 자료들과 비교 분석해 헬륨 등이 점차 증가한다면 화산 폭발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화산 전문가인 부산대 윤성효(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한 번의 관측 자료가 아니라 수년간 누적된 자료를 통해 폭발 가능성 등을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멜버른 화산은 1974년, 1983년에 수증기 분출이 있었던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으며 1892년 전후로 30년 즈음에 화산 분화(인근 화산재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극지연구소 측은 "황과 탄소를 함유한 고온의 가스가 얼음과 만나면 얼음층 밑에 차가운 호수를 만들기도 한다. 극한환경의 생명기원 연구에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