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Phishing) 범죄가 올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도 상반기 피해액만 900억 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예방책을 꼼꼼하게 숙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피싱 피해를 당했을 때 구제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사가 출시한 '피싱 관련 보험'에만 가입해도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피해액은 늘고, 환급률은 하락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피싱사기 피해금액은 8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7% 증가했다. 건수로는 지난해 상반기 9976건에서 올 상반기 1만3380건으로 34.1% 늘었다. 피싱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알아낸 뒤 이를 금융범죄 등에 이용하는 사기 수법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전통적인 보이스피싱의 피해 금액이 늘고 있다. 상반기 586억 원(579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1%(건수기준 39.2%)나 급증했다. 이는 기술형 범죄에 대한 당국의 예방대책이 강화되면서 피싱사기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피해금 환급률은 11.9%로 전년 동기(17.1%) 대비 5.2%포인트 감소했다. 1인당 환급액도 136만 원에서 125만 원으로 8.4%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해져 피해를 당했는지조차 인지하기가 어려워졌다"며 "피해금 인출도 더욱 빨라져 환급률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피싱 피해 보상 상품 잇단 출시
피싱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는 관련 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예금이 몰래 빠져나가거나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질 경우 피해자의 손해액을 보상하는 등의 상품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보이스피싱 피해사고 때 금전적인 손해액을 보상하는 '헤아림생활안전보험'을 최근 내놓았다. 현대해상도 '가족모두생활보장보험'을 통해 보이스피싱 손해를 담보하고 있다. 특히 이 상품은 보이스피싱 뿐 아니라 화재와 풍수재해 등 가족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보장한다.
일부 은행은 고객이 해당 은행의 금융상품에 가입할 경우 피싱과 해킹 등 금융사기와 관련한 보상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이 지난 5월 출시한 'KB마음편한통장'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유관기관과 협업해 금융사기를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금감원은 사전 예방책으로 제3자가 기관 등을 사칭해 금융정보를 묻는 경우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피해를 당했을 때 수사기관 등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농협경제연구소 김융희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예방책 뿐 아니라 보험가입 등을 통해 피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