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일수출 중소기업 1조 원 지원
- 환변동보험료 부담률 절반 경감
- 시내 면세점도 추가 허용키로
- "4분기 성장률 0.1~0.2%P↑기대"

정부가 연내 5조 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등 경기 대응책을 또 내놓았다. 최근 내수 부진과 엔저 등 대외 변수가 기존의 경기 회복 모멘텀을 훼손할 만큼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경기 및 엔저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기금과 공공기관 투자 지출, 정책금융 지원액으로 1조4000억 원가량 추가하고 내년에 집행될 예정이던 설비투자펀드와 외화대출 3조5000억 원 규모를 연내 집행한다. 앞서 발표된 정책패키지 41조 원 중 연내 집행예정 규모 26조 원을 31조 원 규모로 확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등을 위해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해주고 제주면세점 이용 연령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내년 1월 예정이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올 연말로 앞당겨 실시하고 외국인 환전 시 신분확인 수단으로 운전면허증, 외국인등록증도 활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다주택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가교형 주택연금 출시 등 상품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상환의지가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체불임금을 지원하는 한편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의원과 약국에는 건보공단 급여를 연내 조기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 중 하나인 엔저에 대응하기 위해 대일 수출기업에 대해 연말까지 일반형 환변동보험료 부담을 절반으로 대폭 경감하고 농수산물 수출기업 옵션형 환변동보험료 자부담률을 10%에서 5%로 축소한다.

대일 수출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온렌딩 확대, 특별 수출금융 프로그램 도입 등의 방식으로 연말까지 1조 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엔저 활용 차원에서는 기업이 일본산 자본재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자금과 세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경우 4분기 성장률이 0.1~0.2%포인트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수와 투자부진이 예상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도 많아 경기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의 대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생산과 투자, 소비가 눈에 띄게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책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거나 생각보다 미미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