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빈곤율 45% 연금가입률 27%
- 現 퇴직연금 수익률 1%도 안 돼
- '기금형' 도입 금융 수탁사 경쟁
- "자금 손실 우려…보완장치 필요"
정부가 마련 중인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의 목적은 은퇴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 보장이다. 하지만 연금자산 운용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8년 14%에서 2040년에 32.3%에 달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9년 통계를 기준으로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5.1%다. OECD 평균인 13%보다 훨씬 높다. 은퇴 이후 소득이 절실하지만 연금 가입이나 활용도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2011년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국민·개인·퇴직연금 가입률은 27.6%에 그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퇴직급여 체계는 법정 퇴직금과 퇴직연금으로 이원화돼 있고 퇴직연금의 가입률은 16%에 그친다.
현행 퇴직연금은 기업이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수탁사를 선정해 일괄적으로 연금을 맡기는 계약형만 허용돼 근로자의 자산관리 참여가 제한적이다. 금융사들은 연금을 관계사 상품에 집중 편입하거나 원금 손실을 막으려고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퇴직연금 가입 기업이 독립적인 연금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외부운용기금 중 한 곳을 선택해 운용을 맡기는 기금형 방식을 도입한다.
현재 470만 명의 근로자가 가입한 퇴직연금 자산 87조5000억 원 중 92.6%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원리금 보장형은 손실은 나지 않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는 분기 수익률이 1%도 안 될 정도로 낮다. 금융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기준으로 연금 적립액이 많은 은행·증권·보험 등 20개 금융사의 올해 2분기 운용 수익률은 0.73∼0.93%였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운용규제를 없애고 개별자산의 투자한도를 없앰으로써 운용수익을 높이는 데 정책방향을 맞췄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은 "한국 퇴직연금은 단기상품 위주로 투자돼 수익률이 낮다"면서 "장기상품 위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규제완화만큼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국내 금융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위험 자산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거나, 투자 지식이 부족한 근로자가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선택해 손해를 보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류 실장은 "규제 완화는 기본적으로 맞는 방향이지만, 보완장치 없이 규제를 풀었다가는 퇴직연금의 첫 번째 목표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