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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여수 엑스포 당시 기후환경관에서 관람객들이 극지의 눈보라(블리자드)가
몰아치는 얼음터널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 보고 듣기만 하다가 산지식 경험
- 부산에 제대로 된 체험관 세우면
- 학생 수학여행지로 각광 불보듯
- 해운대 등 기존 관광자원과 결합
- 쇄빙선 승선체험 등과 연계하면
- 경유지 아닌 머물고 가는 곳 변모
- 관광산업에도 활력 불어 넣을 것
"남극과 북극에 에스키모가 사나요?" "펭귄과 곰이 남북극에 모두 서식하는 것 아니에요!"
지난 2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을 계기로 극지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청소년은 물론 성인 상당수가 남북극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에스키모는 북극해에서만 사는 원주민을 말한다. 남극에는 원주민은 없다. 각국에서 세운 과학기지에 파견된 대원들이 생활한다. 펭귄은 남극에, 곰은 북극에 산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실제로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해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남북극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 그러나 시간, 비용, 접근성 제약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가기 어렵다. 그래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극지의 중요성을 교육하기 위해 가보지 않고도 간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극지체험관.
남극으로 가는 관문인 뉴질랜드 크라이스처치에 있는 '남극체험관'은 세계적인 극지체험관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뉴질랜드 남극체험관과 비교하면 미흡하지만 극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다. 국립과천과학관 극지체험실과 2012년 여수엑스포 기간에 운영됐던 기후환경관이 그렇다.
■극지 에듀테인먼트
에듀테인먼트는 에듀케이션(Educ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재미있는 학습을 위해 교육과 놀이를 혼합하는 것을 말한다. 체험을 통해 산지식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남북극은 현실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만큼 극지체험관을 만들어 청소년이 놀면서 극지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극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남극 탐험 1세대인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는 청소년이 극지 연구의 허브이자 놀 만한 테마파크가 없는 부산에 극지체험관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쇄빙연구선이 정박할 수 있는 바닷가 20만~30만 평의 부지에 극지체험관을 지어 청소년이 극지를 체험하며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남북극에 왔다는 착각이 들도록 방한복을 입고 눈보라와 혹한을 느끼며 펭귄 같은 동식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남북극에 어떤 동식물이 사는지를 비롯한 차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어요."
■청소년 체험학습 명소로
제대로 된 극지체험관을 건립한다면 전국의 청소년이 가보고 싶은 수학여행을 비롯한 체험학습 명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체험학습지로 이름 난 경주, 제주, 속리산 등지는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지체험관이 해운대해수욕장, 아쿠아리움, 자갈치시장, 산복도로 같은 기존 관광자원과 결합하면 부산이 잠시 거치는 곳에서 숙박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침체한 부산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발전연구원 허윤수 북극연구센터장은 "참신한 발상이다. 극지체험관 관람과 함께 극기 캠프장과 숙박시설, 쇄빙선 승선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상상력을 발휘해 극지체험관을 짓는다면 세계적인 청소년 교육장이자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립과천과학관 극지체험실
- 국내선 유일 … 33㎡ 좁은 면적에 전시·체험시설 너무 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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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국립과천과학관 극지체험실에서 한 초등학생이 남극에 서식하는 전투펭귄, 아델리펭귄 박제를 관람하고 있다. 과천=정옥재 기자 |
서울 근교 국립과천과학관에는 국내 유일의 극지체험실이 있다. 본지가 13일 찾은 과천과학관 극지체험실은 매우 협소했다. 이 과학관은 ▷상설전시관 ▷천체투영관 ▷천체관측소 ▷특별전시관 등 5곳으로 이루어졌다. 상설전시관에는 ▷기초과학관 ▷탐구체험관 ▷첨단기술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등으로 세분됐다.
극지체험실은 상설전시관 내 기초과학관의 70개 코너 가운데 한 곳이다. 33㎡(10평)가 채 안 되는 극지체험실에는 영하 20도의 극지 얼음을 체험하는 공간, 축소판 남극 모형에 펭귄 박제 3개와 남극의 갈색도둑갈매기가 전시됐다. 남극기지 월동대원들과 화상통화 전화가 설치돼 매월 2회 60분간 운영된다.
북극 모형은 없었다. 김경희(여·34·경기 안산시 신길동) 씨는 "한글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영상과 음향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 물개 모형 등이 너무 작다"며 "전국에 공룡전시관은 없는 곳이 없는데 극지체험실은 이곳 외에 없다는 것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해설사도 없어 제대로 된 체험이 이뤄지지 않는 듯했다. '극지 얼음체험을 해 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조현희(10·서울 강서구 화곡동) 군은 "차갑고 시원하고…"라고만 말했다.
그렇지만 이 공간을 통해 극지박물관과 극지체험관 건립을 위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과천과학관에는 극지체험실 외에 ▷지진체험실 ▷태풍체험실 ▷돌풍체험실 ▷회오리체험실 등이 있다. 이를 잘 응용하면 남극의 눈보라(블리자드) 체험실 등으로 발전적 계승이 가능하다. 남북극은 작은 지구이기 때문이다. 지진체험실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제공했는데 앞으로 건립될 극지체험관도 이처럼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천과학관의 지진·태풍체험은 현장예약을 받아 운영되는 점으로 미뤄, 극지체험관은 과천과학관과 달리 관람객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예산과 기술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천=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뉴질랜드 극지체험관
- 남극 환경·동식물을 그대로 …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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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남극체험관에서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가 방한복 차림으로 스노모빌을 타보고 있다. 이동화 대표 제공 |
지난 2월 개관한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 가려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공항에 내려 군용기를 갈아타야 한다. 여기서 남극까지 비행기로 8시간가량 걸린다. 크라이스트처지에 '남극체험관'(International Antarctic Centre)이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극지체험교육장인 셈이다.
남극체험관은 남극에 가지 않더라도 간 것과 같은 체험을 하면서 남극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곳 눈과 얼음 체험관에서는 시속 40㎞의 남극 눈보라(블리자드)와 영하 8도의 추위를 경험할 수 있다. 음향과 조명효과를 더해 실감 나게 재현한 게 특징. 해양수산부에서 운영하는 '21C 장보고 주니어'로 선발돼 남극 장보고기지 준공식에 다녀온 김백진(17) 군은 해수부 블로그에 '남극일기'를 통해 "(남극체험관에서) 블리자드를 잠깐 체험했지만 눈물이 날 정도로 바람이 셌다. 체험에 들어가기 전 방한복을 입었지만 냉기가 옷 안으로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남극 얼음 위와 물속을 다니는 교통수단인 설상차 '허글룬드' '스노모빌'을 직접 타볼 수 있다. '21C 장보고 주니어' 조부현(19) 양은 "대당 14억 원이나 하는 허글룬드는 경사가 45도나 되는 언덕을 오를 수 있고, 많이 흔들려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4D(차원) 영화관은 남극의 풍경과 동식물을 실제처럼 보여줘 보는 이로 하여금 남극에 가고 싶게 만든다. 눈이 내리는 장면에서는 실제 눈을 맞을 수 있다. 아울러 남극 탐험의 역사와 남극에 서식하는 동식물도 볼 수 있다. 펭귄 가운데 가장 작은 리틀블루펭귄(45㎝)이 인기다. 남극에 가는 사람은 조난 발생 시 대처법을 비롯한 생존교육을 이곳에서 받는다.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는 13일 "남극으로 가는 관문인 크라이스트처치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극체험관을 지어 남극에 가보고 싶어하는 전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키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