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을 극지 연구 허브로 <1-5> 극지, 부산의 미래 보고- 극지 얼음의 비밀

북극항로 상용화 대비 해빙 파악·효과적 쇄빙 연구 더 중요해져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4-03-02 19:27:03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12년 2월 남극 아문센해의 다년생 빙판 위에서 탐사팀이 해빙의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3인치 드릴비트로 시추코어를 추출하고 있다. 최경식 한국해양대 교수 제공
- 유년빙 하루 1㎝가량 자라
- 염분 빠진 다년생빙 매우 단단
- 쇄빙선, 1년생빙 깨면서 항해
- 최경식 교수 남북극서 조사
- 남극해 얼음 평평하고 굴곡 적어

어떻게 하면 얼음을 잘 깰 수 있을까. 여름철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 항상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남극과 북극을 항해하고 조사하기 위해서는 차가운 날씨와 바다 얼음(海氷·Sea Ice)을 극복할 수 있는 쇄빙선과 빙역학(Ice Mechanics), 극지공학 기술이 필요하다. 해빙의 특성을 파악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깰지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빙역학.

■다 같은 얼음 아니다

얼음이라고 다 같은 얼음이 아니다. 깰 수 있는 얼음(1년생빙)은 쇄빙선으로 부수고, 그렇지 못한 두꺼운 얼음(다년생빙)은 피하는 게 상책.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두께 1m의 얼음을 부수면서 시속 3노트로 항해할 수 있다. 극지 해빙을 얕보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지난 1월 남극 얼음에 고립됐던 러시아 과학탐사선 아카데믹 쇼칼스키호의 탑승객 구조를 위해 파견됐던 중국 쇄빙선 쉐룽(雪龍)호가 다시 두꺼운 얼음에 갇혀 고립됐다가 조류와 바람의 영향으로 얼음층이 이동하는 기회를 틈타 가까스로 탈출했다.

부산에도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과 남극을 탐험하며 바다 얼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극지공학자가 있다. 최경식 한국해양대 해양공학과 교수는 2010년과 2012년 아라온호를 타고 각각 북극해와 남극 아문센해에 가서 아라온호의 쇄빙능력을 검증했다. 최 교수는 1992년에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하계연구단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극지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교수는 2일 "빙역학은 얼음을 쉽게 깰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구조물을 튼튼하게 건설할지를 연구하는 다른 공학과 관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0년 8월 아라온호를 타고 북위 78도에서 실선시험에 필요한 대규모 빙판을 찾았지만 2012년에는 북위 82도까지 올라가서야 비슷한 빙판을 발견했다"며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어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라는 바다 얼음

   
극지의 얼음은 바닷물이 결빙해 형성되는 해빙(Sea Ice)과 육상에서 생성된 얼음으로 빙하(Glacier)와 이것이 바다로 떨어져 나온 빙산(Iceberg)으로 구분된다. 0도에 어는 담수와 달리 해수는 영하 1.7도에서 얼지만 결빙온도는 염분 양에 따라 달라진다.

해빙은 생성과 발달 과정을 거치며 다년생빙으로 성장한다. 표면의 바닷물이 영하 1.7도 이하로 유지되면 얼음의 작은 결정이 형성돼 표면에 뜬다. 결정들이 느슨하게 결합해 수면에 부드럽고 은빛 기름처럼 번쩍이는 그리스 얼음(Grease Ice)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얼음은 파도에 부서지고 서로 부딪쳐서 두께 10㎝ 정도의 불규칙한 둥근 팬케이크 얼음(Pancake Ice)을 형성한다. 팬케이크 얼음 주변이 결속해 단단한 빙판인 유년빙(Young Ice)을 만든다. 유년빙은 하루에 1㎝가량 자란다. 이후 겨울철 차가운 기온으로 빙판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1년생빙(First-year Ice)이 형성된다. 다음 해 여름에 1년생빙이 완전히 녹지 않는다면 그다음 해 겨울 다시 얼어 두꺼워진다. 두 번의 겨울을 나고 살아남은 얼음을 2년생빙이라고 하고, 이 같은 해동과 결빙의 과정을 여러 해 거친 얼음은 다년생빙(Multi-year Ice)이라고 부른다. 최 교수는 "해동과 결빙을 반복하며 염분이 거의 다 빠져버린 다년생빙은 단단한 조직을 갖춰 쇄빙선으로 깰 수 없고, 외관상으로도 1년생빙에 비해 표면이 매끄러운 형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참여한 남청도 한국해양대 기관공학부 교수는 "북극항로 운항 선박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의무적으로 탑승시키는 '아이스 파일럿'은 다년생빙을 피해 1년생빙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정보를 선장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남북극해 얼음 차이

남극해 얼음과 북극해 얼음은 차이가 난다. 남극해 얼음은 평평하고 굴곡이 적은데 비해 북극 얼음은 그렇지 못하다. 지리적 조건이 달라서다. 최 교수는 "남극해는 막혀 있지 않아 얼음이 바람과 해류 작용으로 바깥으로 퍼져나가지만, 북극해는 주위 섬과 군도가 많아 외곽으로 퍼져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극지운항 선박의 기술적 과제

- 안전운항 시스템·혹한용 장비 개발

지난해 우리 정부의 시범운항으로 주목받는 북극항로의 상용화에 대비해 운항 선박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은 실시간으로 항로상 빙상정보와 혹한 속에서 선체 및 탑재 기자재의 성능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극지공학자들은 극지를 운항하는 빙해선박이 갖춰야 할 방한(Winterization)기술로는 ▷우수한 쇄빙성능을 지닌 선형과 엔진 추진기 ▷빙충격에 견디는 튼튼한 선체구조 설계 ▷빙해역 안전운항 지원 시스템 ▷영하 50도 저온에도 성능을 발휘하는 선박 탑재장비 등을 꼽고 있다.

한국해양대 최경식 교수는 2일 "북극해 빙상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위성정보 수신 및 레이더를 이용한 빙상상태 실시간 추적을 통해 빙해역 최적항로 선정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원천기술 과제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해양대를 중심으로 50여 명의 연구진이 2009년부터 오는 5월까지 5년간 '빙해선박의 극지항로 안전운항기술 및 극저온 빙성능 시험평가 기법 개발'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125억 원.


# 선박해양플랜트硏 '빙해수조'

- 극지 얼음 재현 쇄빙선 모형 실험
- 영하 20도서 시간당 2.5㎜ 제조
- '콜드룸' 극저온 상태 성능평가

   
빙역학과 극지공학 연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시간적·경제적 이유로 현장 조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극지공학자 상당수가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때 "현장에 가서 검증해봤느냐"는 지적에 할 말을 잃는다고 한다.

극지에 직접 가지 않더라고 극지 바다와 얼음을 재현해 쇄빙선 모형을 실험할 수 있는 '빙해수조'(사진)가 2009년 9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세워졌다. 국내 유일의 빙해수조는 길이 32m, 폭 32m, 두께 2.5m의 큰 얼음을 얼릴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 시간당 2.5㎜의 얼음을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실제 극지 얼음을 정확한 비율로 줄이는 것. 쇄빙선을 20분의 1로 축소해 모형을 만들었다면 얼음의 두께와 강도 역시 같은 비율로 조정해야 한다. 서상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은 "빙해수조를 이용한 빙해실험은 선박의 속도와 얼음저항을 측정할 수 있어 쇄빙선 설계에 필수적이고, 북극항로 개척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아라온호 모형실험을 비롯해 110회의 연구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극저온 상태에서 선박 성능평가와 시험을 할 수 있는 '콜드룸'이 한국해양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설치돼 있다. 이 연구소 콜드룸은 길이 5m, 폭 4m, 높이 2.5m 규모로 영하 65도에서 방빙(Anti-icing) 제빙(De-icing) 성능평가가 가능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2. 2[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3. 3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8. 8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9. 9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10. 10“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1. 1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2. 2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3. 3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4. 4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5. 5“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6. 6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7. 7김대식, 조작기소법 졸속 처리…“부산글로벌특별법도 조속 처리해야”
  8. 8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9. 9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10. 10‘내란 부정’ 국힘 김태규 제명촉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의결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3. 3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4. 4고속철도 통합 이후 하루 32만 명 탑승… 전년 동기보다 12.6% ↑
  5. 5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6. 6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7. 7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10. 10“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 1“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2. 2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6. 6[속보]만취 승용차로 가게 돌진, 현장에 차 두고 집에서 자던 40대 검거
  7. 7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8. 8“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9. 9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4. 4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10. 10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우리은행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부산 R&D 우수기업
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