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정부가 경기 불씨 지펴
- 내년엔 민간 주도로 내수 활력
- 양적완화·北 리스크 등 변수
- 일자리 창출 등 실효성 의문
박근혜 정부의 집권 2년 차인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은 내수 활력과 경제체질개선 쪽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투자활성화 부동산종합대책 등으로 불씨를 지핀 경기회복 모멘텀을 민간 부문으로 확산시켜 국민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겠다는 의도다.
■정부 경기회복에 의욕
정부가 내년 성장률로 제시한 3.9%는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3.7%) 한국은행(3.8%) 한국개발연구원(KDI·3.7%) LG경제연구원(3.6%) 한국경제연구원(3.4%) 등보다 0.1~0.5%포인트나 높다. 부문별 전망치는 민간소비 3.3%, 설비투자 6.2%, 건설투자 2.0%, 취업자 45만 명 증가, 소비자 물가 2.3%, 경상수지 흑자 490억 달러다. 이 역시 민간연구기관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정부가 이처럼 기대목표를 높게 잡은 또 다른 배경은 국가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복귀하려면 이 정도의 회복 흐름을 타야 한다는 절실함이 배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전망에 대해 '장밋빛'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잡았다가 3개월여 만인 지난 3월 2.3%로 무려 0.7%포인트나 깎고 17조3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전망치는 92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높지 않다는 뜻이다.
■정책 초점은 '민간 주도 내수 활력'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목표를 민간 부문으로 설정했다. 올해는 정부가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민간으로 바통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무역과 내수가 함께 살아야 경기의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그러나 한국은 기업들의 해외생산 기지화 가속으로 '수출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고 부동산 경기침체, 가계부채 증가, 일자리 축소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된 상황이다. 이를 탈피하지 않고서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민간중심의 내수활력 이면에는 한계를 드러낸 정부의 재정여력도 있다. 복지확대와 세수 부족이 심화한 데다 공공부문의 부채(2012년 기준 566조 원)는 정부부채(443조 원)를 능가했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은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내수 활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는 주택시장 정상화에 가장 무게가 실렸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세자금 지원 체계를 서민·중산층으로 개편하는 등 전·월세 시장안정을 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넘어야 할 산 곳곳 산재
정부의 정책방향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일본과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고실업률로 인한 유로 지역의 성장률 하락 우려 등이 불안 요인이다. 게다가 김정은 정권을 둘러싼 체제변화 또는 핵실험 가능성 등 대북 상황은 '한반도 리스크'를 다시 부각시킬 수 있고 지방선거에 따른 복지 및 지방 SOC(사회간접자본) 수요 확대, 철도파업 장기화 등 노사분쟁 격화를 예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일단 수긍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부문으로의 경기 회복 확산 및 체감 경기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제 인식과 방향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 연구위원은 "재정의 신축적 운용이 가능할 정도의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인가가 올해에 이어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일자리 창출, 신성장 동력 발굴, 주택시장 정상화 등 주요 내용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구체성이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