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북극해 항로 이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빨리 운항 노하우를 습득하면 충분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9월 우리나라 최초의 북극항로 시범 운항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해양대 남청도 교수(기관공학부·사진)는 지난 1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북극항로 운항 결과 보고회에서 35일간의 북극항로 운항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남 교수는 "지난 2009년 단 2척, 물동량 2만4000t에 그쳤던 북극항로 이용 선박이 지난해 46척, 126만 t에서 올해는 71척, 135만 t으로 급증했다"며 "하지만 북극항로 운항에 필수적인 러시아 쇄빙선은 5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범운항에서도 쇄빙선을 배정받는데 사흘이나 시간이 소요됐다. 남 교수는 "우리나라 조선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러시아 등 북극 연안국가에 쇄빙선을 건조해주는 대신 북극항로 이용료를 감면받는 전략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해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남 교수는 "얼음 녹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북극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아이스 파일로트'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항해 결과 북극항로의 경제성도 확인됐다. 남 교수는 "이번 항해에는 배를 빌리는 비용 때문에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것보다 10만 달러 정도 절약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하지만 6만 t 선박 기준으로 용선 비용 부담 없이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30만 달러 정도 절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 교수는 "해도나 교신 등이 모두 러시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어가 가능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북극항로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지난 9월 16일 현대글로비스가 용선한 스웨덴 스테나 마린사의 '스테나 폴라리스호'를 타고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항해 10월 21일 광양항에 입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