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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오석(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공공기관 부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재무관리 대상 41곳 선정
- 2017년 부채비율 200%로↓
- 실적 따라 상여금 등 삭감
- 재무건전성 평가점수 상향
# "낙하산 인사 중지가 먼저"
- 조직반발 무마하려 돈 풀어
- 국책사업 수행으로 빚 급증
- 요금 올리는 부작용 우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예고하면서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엔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11일 발표된 정상화 대책은 역대 어느 정부의 공공기관 대책보다 강도도 세고 내용도 구체적이다. 특히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의 역할을 강화, 기관장 해임 건의도 가능하도록 법률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의 부채가 대부분 정부사업을 떠맡아서 발생한 점, 여전한 낙하산 인사 등을 들어 '책임전가형 정상화 대책'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또 재무구조 개선 여파로 공공기관 요금 인상 등도 예견된다.
■부채관리 강화·방만경영 개선
오는 2017년까지 부채비율을 200% 줄여야 하는 주 대상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등 부채관리 중점관리 기관을 포함한 41개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 대상 기관이다. 정부는 부채 증가를 주목해 재무관리 계획을 작성토록 한 이들 기관의 평균 부채비율이 애초 올해 말 222.1%, 내년 234.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 2016년까지 209.5%로 떨어뜨리기로 한 상태였다. 따라서 2017년까지 이들 기관이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려면 애초 계획보다 훨씬 혹독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빼 든 게 부채감축 실적이 미진한 기관장에 대한 해임 건의, 임금 동결, 상여금 삭감 등의 조치다.
경영실적 평가 때도 부채관리 등 재무건전성 평가를 12점에서 17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마찬가지로 방만경영 개선 점수도 8점에서 12점으로 조정했다. 100점 만점의 평가에서 적은 배점 같지만 배점이 큰 경영전략이나 주요사업 등의 점수가 가변성이 적기 때문에 "부채관리와 방만경영 점수 차이만으로도 기관등급이 A에서 C등급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게 기획재정부 김철주 공공정책국장의 설명이다. 원전 납품비리 같은 공공기관의 비리도 방만 경영에 포함해 감사원 감사 등을 적극 요청키로 했다.
■"낙하산 내려놓고 방만경영 매도"
정상화 대책이 발표된 이날 경남 진해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김학송 전 의원이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도로공사는 12개 부채과다 기관에 포함된 중점관리 대상이다. 이런 기관에 공천탈락 보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참모로 일했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20개 방만경영 중점관리 기관의 하나인 한국마사회 회장에 임명됐고 한국공항공사 사장엔 평생 경찰로 지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취임했다.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장으로 내려오면 조직의 반발을 무마하려 이런저런 복지혜택을 늘리고, 전문성 부족으로 무리한 사업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 부채증가와 방만경영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낙하산 인사 중지가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지적이다.
국책사업을 주로 수행하는 공공기관 특성이 부채 증가의 요인이란 점도 감축을 쉽지 않게 할 전망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서 4대강 공사를 시행한 수자원공사가 이 기간에 부채가 12조 원이나 는 게 대표적이다. 역대 정부가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좋은 결과를 못낸 것도 정권마다 핵심사업에 공공기관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현 부총리는 이를 의식, "정부가 무조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시집온 며느리가 시아버지 탓만 할 수 있나. 그래도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 우려되는 건 재무 개선에 나선 공공기관들이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다. 이번 정상화 대책에서도 공운위가 부채감축 점검계획을 토대로 요금조정 등 정책마련에 나선다고 밝혀 요금 인상 길을 틔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