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A·부산대병원도 관리 대상
- 복리후생비·임원 고액연봉 지적
정부가 '복리후생비 과다 지급' 등의 이유로 한국거래소(KRX)를 중점관리 대상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그간 KRX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방만경영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KRX는 최경수 이사장 취임 100일(내년 1월 8일)을 전후해 고강도 '경영 선진화 방안'을 제시한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6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이미 낙제 수준의 점수를 받은 데다 이번 지정을 통해 정부가 KRX의 방만경영을 공식화한 셈이어서 내년 1월 말 공공기관 지정해제 결정이 '불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전국 295개 공공기관 중 20개 기관을 '방만경영 소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점관리 대상 기관'으로 지정했다. 부산 소재 공공기관은 KRX를 포함해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대병원 등 3개 기관, 부산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대한주택보증·한국예탁결제원)은 2개 기관이다. 방만경영으로 낙인찍힌 기관 4개 중 1개는 부산 관련 공공기관인 셈이다.
우선 기재부가 KRX를 중점관리 대상 기관으로 지정한 이유는 '신의 직장' 논란을 불러온 KRX의 과다 복리후생 때문이다. 실제로 KRX는 기재부가 공개한 '공공기관의 8대 방만경영 유형·사례' 중 경조금 과다 지원 기관으로 제시됐다. 창사기념일이나 근로자의 날에 직원 1인당 70만 원의 경조금을 지급하고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 역시 1488만 원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1488만 원'은 20개 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였다. 이 가운데 65.9%인 982만 원은 정부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 혈세가 고스란히 '신의 직장' 직원들의 지갑으로 들어간 셈이다. KRX는 내년 1월 말까지 정상화 계획을 기재부에 제출한 뒤 내년 3분기 말 중간평가를 받게 된다. 기재부는 중간평가에서 경영혁신 결과가 미흡할 경우 기관장 해임을 추진할 계획이다.
KRX의 '방만경영 기관' 지정은 내년 1월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이뤄지는 공공기관 지정해제 논의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혁신'을 강조해온 탓에 KRX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해제 결정을 '시기상조'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재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기관 민영화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KRX 중간평가를 공운위 회의 이후인 내년 3분기에 실시하겠다는 방침 역시 '지정해제 불발'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공운위의 한 민간 위원은 "방만경영으로 주목받는 기관에 자율성을 부여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기재부가 'KRX를 다잡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흐름 자체가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유리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한편 BPA와 부산대병원도 복리후생비 과다 지출과 임원 고액연봉 등으로 방만경영 기관의 불명예를 안았다. BPA의 경우 1인당 복리후생비는 718만 원, 기관장 연봉은 2012년 결산 기준 2억5334만 원이었다. 부산대병원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688만 원이었고 100% 정부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