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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오석(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3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석준 2차관, 왼쪽은 김낙회 세제실장. 연합뉴스 |
- 양악수술 · 탈모치료도 과세
- 카지노·경마장 세금 배 상향
- 대기업 R&D 세액공제 축소
- 中企 일감 몰아주기는 완화
- 중산층에 부담 떠넘겨 증세
- 국회 논의과정서 진통 예고
정부가 8일 내놓은 '2013년 세법개정안'은 중·장기적 안목에서의 과세형평성 제고와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재원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부자로부터 거둔 세금을 저소득층에게 돌려주고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세법개정안이 정부 의도대로 순항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근로자 434만 명의 세 부담이 늘어나 '서민증세' 논란이 불가피한 데다 각종 세금혜택 축소로 내수 침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28% 세 부담 증가
기획재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건 최우선 가치는 '원칙에 입각한 세제의 정상화'다. 이 같은 의지는 종교인 소득과 공무원 직급보조비 등 그간 '과세 성역'으로 여겨졌던 일부 대상에게 세금 부과 방침을 확정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10조 원에 달하는 세수 부족 사태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6%)보다 낮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20.2%)도 증세를 골자로 한 올해 세법개정안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정부는 새법개정안과 별개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함께 제시하며 2017년까지 한국의 조세부담률을 21% 내외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법개정안의 핵심은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한 뒤 여기서 거둬들인 세금을 근로장려세제(EITC)와 자녀장려세제(CTC) 지급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선 세액공제로 바뀌는 6개 항목 중 의료비·교육비·기부금은 세액공제율이 15%로, 보장성 보험료와 연금저축·퇴직연금, 소기업·소상공인 공제부금은 12%로 정해졌다. 다만 기본공제와 공적연금·건강보험료 공제, 근로소득공제는 현행 소득공제 방식이 유지된다.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세 부담 증감 경계선은 총급여액 기준 3450만 원이다. 전체 근로자 대비로는 10명 중 3명꼴인 434만 명(28%)이다. 이들로부터 확보되는 세수는 1조3000억 원 수준이다.
■중소기업 '혜택' 대기업 '세 부담'
정부는 종교인과 고소득 농민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종교인 과세의 경우 2015년 이후 발생하는 소득분에 대해 '기타소득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기재부는 올 초 이들에 대한 과세 원칙을 확정했으나 종교계 반발과 추가 논의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시행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기재부 김낙회 세제실장은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종교인들을 과세 대상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수입금액 10억 원 이상(순수입 기준 약 1억 원)의 고소득 작물 재배업에 대해서도 소득세가 부과된다. 이는 농어업 관련 소득유형 간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다. 다만 벼와 보리 등 곡물 및 식량작물 재배소득은 비과세가 유지된다.
정부는 또 일감 몰아주기 과세제도를 합리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3%인 중소기업 지분율은 5%로, 30%인 정상거래 비율은 50%로 상향된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유망 서비스업에 대한 연구개발(R&D)·중소기업 세제지원도 확대된다. 반면 대기업의 세 부담은 늘어난다. 연구개발(R&D)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이 10%에서 3%로 축소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대기업의 세 부담 규모가 1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양악수술과 탈모치료 등 미용 목적의 모든 의료용역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카지노와 경마장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액도 배 수준으로 상향된다.
정부는 세법개정안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부담만 늘어날 뿐 저소득층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소득자 1500여만 명 중 상위 28%만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현행 15%에서 10%로 내려가 일반 근로자들의 '13월의 월급' 혜택이 축소되는 데다 세액공제 전환이 사실상 증세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조세저항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EITC와 CTC 재원 마련을 위해 중산층에 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정부가 추산한 '3450만 원 이상 근로자'를 과연 중산층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