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와 의료비 등 6개 소득공제 항목이 내년부터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돼 전체 근로자의 28%인 434만 명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그동안 보류돼 온 종교인 과세는 2015년부터 시행되고 연소득 10억 원 이상 고소득 농가와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한 과세가 새롭게 시행된다. 저소득층 가구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환급형 세액공제 방식의 '자녀장려세제(CTC)'도 신설된다. 

정부는 8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주재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세법개정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확정·발표했다. 올해 세법개정안은 소득이 많을수록 세 부담을 늘리고 비과세·감면 제도 중 감면폭이 과도하게 컸던 제도들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국정과제 지원 ▷국민중심 세제 운영 ▷과세형평 제고 및 세입기반 확충을 3대 기본방향으로 정하고 이에 따른 12개 추진전략을 마련해 박근혜 대통령 임기 종료 때까지 총 2조4900억 원의 세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현재의 소득공제 방식이 고소득자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보장성 보험료, 연금저축·퇴직연금, 소기업·소상공인 공제 등 6개 특별공제 항목을 내년부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소득의 일부를 비용으로 빼주고 세액을 산출하는 소득공제와 달리 세액공제는 기존에 비용으로 간주하던 금액까지 소득에 포함시켜 산출한 뒤 여기서 일부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보 규모가 늘어나지만 중산층 이상 근로자에게는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같은 세액공제 전환으로 연간 총급여액이 4000만 원 이상인 근로자는 내년부터 세 부담이 늘어난다. 소득액 기준으로 보면 4000만~7000만 원 근로자는 평균 16만 원, 7000만~8000만 원 근로자는 33만 원, 8000만~9000만 원은 98만 원, 9000만~1억 원은 113만 원 등으로 최소 16만 원에서 최대 865만 원(총급여 3억 원 초과 기준)까지 늘어난다. 결국 전체 근로소득자 1500여만 명 중 상위 28%인 434만 명의 세 부담이 증가하는 셈이다. 연간 소득액 기준으로는 3450만 원 이상부터다. 434만 명으로부터 2017년까지 거둬들일 세수확보 규모는 총 1조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