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을까?
세제개편안, 종교계 요청과 사회적 원칙 충족 여부 주목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할 세제개편안에는 종교인 과세부분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인 사례비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계에서는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종교인과세 문제는 지난 45년 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종교계의 강한 반발로 번번히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종교인들 사이에서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획재정부가 종교인들에게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에 나섰다.
특히, 종교인들의 소득을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세금납부를 거부해온 목회자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김진호 세정대책위원장은 "성직자를 근로소득자로 분리하지 않은 것을 환영한다"며, "세금을 낼 법적 기반이 마련된만큼 목회자들도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종교인들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것은 조세형평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기타소득은 고용관계 없이 우발적 용역을 제공하고 받은 소득으로, 강연료나 원고료 등이 이에 해당된다.
즉, 근로소득이냐 기타소득이냐를 구분 짓는 것은 직업의 종류가 아니라 고용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지속적인지 일시적인지 등 근로형태가 기준이 된다.
때문에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체계 자체를 흔드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근로소득 세율에 비해 기타소득 세율이 너무 낮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법 전문가들은 기타소득자와 근로소득자가 납부하는 세금이 약 10배 정도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를 들어, 아내와 자녀 두 명을 둔 목회자가 연간 5천만원의 사례비를 받을 경우 대략 연 25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게 되는데, 같은 상황의 근로자는 대략 연 250만원의 세금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즉, 목회자들의 세금 납부가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있어 사회적 반발도 예상된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실행위원장은 "종교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취지인데, 종교인이란 이유로 특혜가 주어진다면 교회가 세상으로 다가가는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있게 되는 셈"이라며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종교계의 요청과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사회적 원칙,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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