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 2020년 이후 개발 예정
- 허치슨, 사업 참여 등 제안
- 부지 매입후 직접개발 피력
- 난개발·특혜 시비 불가피

부산항만공사(BPA)가 오는 2020년 이후 개발 예정이었던 부산항 자성대부두의 재개발 사업을 앞당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BPA 임기택 사장은 22일 오후 부산항 북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항 재개발 사업 현황보고를 하면서 "2단계 사업 시기를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항 2단계 사업 부지는 자성대 컨테이너터미널 74만8000㎡이다.

임 사장은 "2단계 지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터미널인 자성대 일원으로 애초 2020년 이후 관광과 상업 및 주거기능을 복합적으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부산항 운영상황을 고려해 사업시기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사업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성대부두는 부산항 북항의 중심에 위치해 가장 노른자위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북항 1단계 사업지역과 달리 매립 필요도 없는 장점이 있다. 자성대부두는 2007년 해양수산부 고시로 북항재개발 2단계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와 관련 자성대부두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이 이날 해양수산부와 BPA 등에 자성대부두 재개발 사업을 조기 개발하자고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성대부두는 BPA 소유이고 허치슨 측이 임대 운영하고 있다.

허치슨터미널 측은 2단계 사업 조기 시행 때 그룹 관계사이자 세계적인 부동산 개발·운영업체인 HWPG(Hutchison Whampoa Property Group)를 사업파트너로 참여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허치슨 측은 땅을 사들인 뒤 장기간 직접 운영하거나 장기 임대 방식으로 재개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성대부두 전체 매각대금은 2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혜 시비와 난개발 등 각종 논란도 불가피하다. 우선 국가 자산이자 주요시설인 항만을 외국 민간자본에 매각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재개발을 조기 시행할 경우 예상되는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 북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BPA 관계자는 "아직 허치슨터미널에서 공식 제안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완전 공개경쟁으로 사업시행자를 정하고 개발방향 등에 관해 충분히 논의하면 특혜 시비나 난개발 논란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