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제 검찰로 통하는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이 경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갑을 문화' 청산 의지를 잇따라 피력하는 등 '경제민주화'가 '갑을 문화 청산'으로 바뀌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내건 방법은 '당근'과 '채찍'으로 다르지만 관련 업계의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1개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에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갑의 위치가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당장 올해 하반기에 금융투자회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종합검사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소개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검사 권한을 보유해 '슈퍼 갑'으로 통하는 금감원의 자세 변화에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단 자율적으로 내부 관리를 맡기겠다는 것이지만, 통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서울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국토부장관·건설업계 대표 간담회에서 "받을 건 받고 줄 건 주는 게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며 "(불공정 관행 해결 등에 대해) 건설업계가 자발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취임 후 노동자와 하도급업체들을 만나본 결과 (그들은) 한 것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며 "건설업계도 현장에서 기본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장관은 건설사들의 '분리발주 법제화' 신중 추진 건의에 대해 "건설업계가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분리발주 법제화가 싫다면) 다른 대안이라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가 해야 할 일은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는 흥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벌 3~4세를 겨냥, "기업문화 측면에서 재벌 1세대는 기업가 정신으로 뭉쳐져 있지만 재벌 3∼4세들은 기업가 정신도 이완된 데다 전문 경영인 도입으로 기업들이 돈 되는 데는 어디든 가서 이익창출을 하려 한다"며 "이 때문에 하청업체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