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취자 실망·응원 속 뒷말 무성
- 손 "보수-진영 간극 메우겠다"
"(3부 오프닝 멘트를 하며)이제 나에게 남은 추가시간은 약 40분입니다…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지난 13년간 매일 새벽 날카로운 시사 비평으로 대한민국을 깨웠던 손석희(사진) 성신여대 교수가 10일 마지막 멘트를 끝으로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는 지난 9일 성신여대에 교수직 사직서도 제출했다.
'바른 말 잘하는 언론인'으로 각인돼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진보 언론인으로 분류됐던 그의 선택은 보수 종편인 JTBC였다. 우리나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의 역선택'에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손 교수가 '시선집중' 마이크를 내려놓은 이날 JTBC는 손 교수의 보도 담당 사장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손 교수는 JTBC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 간 골이 점점 깊어진다는 것"이라며 "언론이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JTBC행의 배경을 밝혔다.
손 교수의 JTBC행은 지난 30년간 언론인으로서 그의 행보를 감안하면 '반전'이다. 국민대를 나와 1984년 MBC에 입사한 그는 깔끔한 외모와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대한민국 방송인 최초로 아나운서와 기자를 겸했다. 특히 1992년 MBC 노조 파업 때 주동자로 몰려 구속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올곧은 언론인'이라는 이미지를 쌓았고 2006년 MBC를 떠났다. 이후 '100분 토론' 등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대중적인 영향력을 갖춰 수차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에 선정됐고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그의 JTBC행를 놓고 SNS에는 청취자 등의 실망과 응원이 뒤섞였다. 결정이 전격적인 데다 평소 그의 언행을 감안하면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은숙(49·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13년째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는데 손 교수가 시선집중을 떠난다니 놀랍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보수 논객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손 교수의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저널리즘 석사 논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며 "이제 대학의 1학기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이 한 달의 책임도 못 지고 JTBC라는 재벌방송으로 도망가야 할 절박한 이유가 또 있을까요"라고 꼬집었다.
반면,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JTBC가 거물을 낚았군요. 종편 중 JTBC 하나는 그냥저냥 고쳐서 쓰자"라며 손 교수의 결정을 존중했다. MBC 기자출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매우 섭섭하네요. 애청자이자 MBC 선배로서"라고 적었다. MBC출신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아…손 선배…왜?"라는 짧은 글로 심경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