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어·클러치 등 문제 불안
- 부산시, 예산 탓 교체 난색
지난 1월 가족 3명과 함께 부산 여행을 온 김철민(43·대전시) 씨는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가는 시티투어 버스에 탑승했다가 차량이 고장으로 멈춰서는 바람에 다음 차가 올 때까지 20분 이상 기다리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김 씨는 "시내버스도 고장으로 서는 일이 거의 없는데, 도시의 대표 관광상품인 시티투어 버스가 고장으로 도로상에서 멈춰서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부산관광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시티투어 버스가 노후화로 운행 중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광도시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물론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차량 교체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대당 6억300만 원에 이르는 교체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11일 부산관광공사(bto)에 따르면 시티투어 버스 운행 첫해인 2006년 8월에 도입한 1층 버스 2대와 2층 버스(밀폐형) 2대 등 총 4대가 노후화하면서 지난해 운행 중 81회 고장을 일으켜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6차례나 고장으로 운행 중에 차량이 멈춰섰다. 고장 원인의 80%가량이 기어와 클러치 등 동력전달장치의 중대고장이었다. 에어컨과 히터 등 경정비 사항은 20%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 시티투어를 담당했던 (주)부산관광개발은 차량 도입 당시 감가상각을 7년으로 계상했다. 오는 8월이면 만 7년이 돼 차량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사업을 넘겨받은 bto는 부산시에 차량 교체를 건의했지만, 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국내 승합자동차의 사용연한이 9년인 점을 들어 올해 교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열겠다는 시가 최소한의 관광인프라 투자에 인색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체대상 차량 중 2층 버스 2대는 국내 생산이 안 돼 중국에서 주문제작해 도입됐다. 유럽형으로 8단 기어를 탑재한 이 버스는 굴곡이 많은 지역 내 도로 여건 탓에 기어와 클러치 등 주요 부품의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져 계속 운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노후화에 따른 차량 수리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7년 436만 원에 불과했던 차량 수리비는 ▷2008년 6268만 원 ▷2010년 4570만 원 ▷2012년 7294만 원으로 증가했다. 차량 도입 이후 누적 수리비만도 2억6517만 원이 들었다.
bto 관계자는 "도입 당시 168명에 불과했던 승객이 올 2월 688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낡은 차량을 계속 운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차량 4대 모두를 밀폐형 2층 버스나 오픈톱(뚜껑이 없는 2층 버스)으로 교체할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티투어 버스는 1층 5대, 2층(밀폐형) 4대, 오픈톱 2대 등 모두 11대가 운행되고 있다.
◇교체대상차량(4대) 연간 수리비용 |
2007년 |
436만 원 |
2010년 |
4570만 원 |
2008년 |
6268만 원 |
2011년 |
3597만 원 |
2009년 |
4349만 원 |
2012년 |
7294만 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