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됐던 투자목적회사(SPC) 시원네트워크가 최근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3년만에 엄청난 손실을 내고 대선주조를 매각했던 시원네트워크가 결국 파산신청을 냄으로써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코너스톤 에쿼티 파트너스가 2008년 4월 대선주조를 인수하면서 설립했던 시원네트워크가 지난달 중순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신청 요구서를 제출했다.

시원네트워크는 2008년 사모펀드(PEF) 투자 1천250억원과 은행권 차입조달 2천500억원 등 3천7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대선주조를 인수했다.

시원네트워크측은 3년만인 지난해 4월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대선주조를 1천7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채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에 1천67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으로는 은행권에만 변제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인수 당시 자금을 투자했다 돌려받지 못한 상당수 채권자는 이번 시원네트워크의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고스란히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930년 설립된 부산의 대표 향토기업인 대선주조는 1990년대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된 시원소주를 개발, 2008년 부산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리며 부산소주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대선주조는 2004년 롯데햄우유를 거쳐 2008년 시원네트워크로 넘어간 이후 저도주 시장에 대한 마케팅과 경영 전반에 걸친 전략부재로 경쟁사인 무학에 시장을 잠식당해 현재 부산지역 점유율이 40%대로 추락한 상태다.

한 투자자는 "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채권자가 한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며 "무책임한 파산신청은 기업 윤리를 저버린 도덕적 해이로 투자자와 채권자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