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銀은 추가 인하 없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상한선을 잇따라 내리기 시작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가산금리 부풀리기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서민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번 '변화'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대출 시 학력차별'로 뭇매를 맞았던 신한은행은 7일 전국 부서장회의를 열고 가계·기업대출의 최고 금리를 인하하는 내용의 '서민금융·중소기업 지원 종합대책'을 내놨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금리 상한은 17%에서 14%로, 기업대출은 15%에서 12%로 낮추며 연 14%대 금리의 서민전용 대출상품도 출시해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고객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가계부담 완화를 위해 13일부터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6%에서 14%로 2%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특히 서민지원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의 금리를 2%포인트 낮춰 최저 연 9%로 공급한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최고금리를 3%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연 18%였던 가계·기업대출은 15%로 낮아진다. 연체대출 최고금리도 연 13%에서 12%로 1%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은 현재 17% 수준인 대출 최고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인하폭을 검토 중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이 같은 인하 기조는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가계대출 문제와 최근 금융권에 대한 감독당국의 직간접적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CD 금리 담합 의혹이 불거진 이후 금융감독원 등의 '가산금리 체계 비판'까지 나오자 은행권이 먼저 나서 가계와 기업의 '빚 폭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한편 금감원은 8일부터 10일까지 부산은행을 포함한 5개 은행에 대해 대출 수수료와 금리 실태 등 중소기업 대출실태와 관련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금리 인하와 같은 은행권의 서민지원 방안이 향후 지방은행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달 대출 금리를 평균 0.5%포인트 인하한 부산은행은 추가적인 인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는 기준 금리와 시장 금리와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며 "더 이상의 시장 금리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만 8일부터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부산은행에 대한 중소기업 대출 실태 조사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의 금리 인하 압박 수단인 이번 조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