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입만 허용 공장서 제조
- 경쟁사· 지역 시민단체
- "이해안돼… 도덕성 상실"

- 무학 "탈세도 아닌데 과도
- 대기업 규제가 입법 취지"

"업계 3위의 소주업체가 있을 수 없는 불법을 저질렀다." VS "사실상 사문화한 법을 근거로 과도하게 제재했다."

국세청이 용기주입 제조 면허로 실제 소주를 제조해 온 무학 울산공장에 대해 '허가 취소'라는 초강경 카드를 빼들자 소주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 소주 업체가 공공연히 실정법을 위반해 소주를 생산한 것은 충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당사자인 무학 측은 제조 과정 오류라는 점을 강조하며 청문 절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18일 소주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지방국세청 동울산세무서는 최근 무학 울산공장에 대해 용기주입제조장 허가를 취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오는 26일 직접 청문을 실시한다. 2010년 문을 연 무학 울산공장은 용기주입제조장으로 완성된 주류(소주)를 반입한 뒤 이를 용기(소주병)에 넣기만 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소주를 불법으로 제조했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다.

앞서 부산을 가꾸는 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는 "무학 울산공장이 직접 주정을 반입해 물과 첨가물을 섞는 방식으로 소주를 제조해 면허내용을 어겼다"며 지난해 12월 주세법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울산 울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울주경찰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관할 동울산세무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이와 관련, 경쟁사 등을 중심으로 "병에 넣는 작업만 허용된 공장에서 어떻게 제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 시민단체는 "무학이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국세청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무학은 "탈세와 탈루도 아닌 제조절차상 위반사항인데도 국세청에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항변하고 있다. 더욱이 본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주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지금은 사문화되다시피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무학이 소주 제조 공정에서 규정을 어겼거나 하는 등의 결정적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는 시각도 있다. 무학의 청문 절차와 국세청의 최종 판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